성숙사회로 가는 길
역사적으로 사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거나 질적으로 성숙된 계기는 혁명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산업혁명,정보혁명과 같이 과학기술의 진보가 성장을 가져다 주었고, 후자는 프랑스혁명, 명예혁명,종교개혁에서 보듯 수많은 시민혁명을 통한 구성원의 전반적인 의식수준의 향상이 사회의 성숙을 이끌었다.
기존의 불편했던 것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편리해진다는 것, 갈수 없던 지역을 접근 가능하게 한다는 것, 상상을 현실로 되게 하는 과학의 힘이 바로 사회를 양적으로 성장하게 해 주었고, 편리와 기술의 효용 가치를 가져다 주었다. 그에 반해 사회의 질적 성숙은 무엇인가 잘못된 악습,악법,제도,정책에 대한 저항이 만들어 준 열린 생각과 변화 의지 혹은 인식의 변화가 참여를 만들었고, 자유와 평등의 보편 가치를 선물했다.
혁명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질적 성숙을 가져오는 혁명은 어디로부터 오는가?잘 알다시피 기득권에 대한 저항,절대권력, 부패세력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혁명이 일반적이었다. 권력이든 물질이든 무엇을 가진 자에 반기를 든다는 것은 목숨을 내어 놓는 것이다. 그 목숨과 맞바꾼 결과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다.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시대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의 평등,바로 오늘이 열린 사회이자 선진 사회이다. 그럼에도 성숙사회로 되기 위해서는 더 변화해야 한다. 또한 제도의 안정화, 고착화로 인한 경직성이 새로운 해결과제로 등장했고, 국가, 사회, 조직 등 아직도 성숙해야 할 게 너무 많고, 사람들의 의식수준의 변화가 더 절실하다. 더 열린 생각과 더 성숙된 사람들이 필요하다.
성숙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하지만 과거와 같은 혁명적 방법을 통한 기득권에 대한 저항은 쉽지 않고, 아니 불가능하다. 법과 제도 상으로 보호받고 있는 기득권도 세분화되어 특정 이해관계중심으로 재편되었고, 특정세력이 구심점역할을 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이런 사회에서 성숙 사회로 가기 위한 제1의 조건이 바로 기득권의 포기이다. 상향식이 아닌 가진 자로부터 하향식혁명이 필요하다.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내려놓을 때, 재물이 많은 자가 자신의 물질을 나눌 때, 독점적인 정보와 생각을 공유할 때처럼 기득권을 가진 자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사회와 사람들에게 나눌 때 바로 열린 생각이 가능해지고, 이 사회를 선진 사회이자 성숙사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맨손으로 기적을 만든 대단한 나라지만, 우리나라를 가리켜 선진국가, 선진사회라 부르지 않는다. 양적성장과 질적성숙은 비례하지 않는 단적인 예이다. 성숙사회로 가는 길은 기득권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나눌 때, 그런 사람들이 일반적일 때 분명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