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에 남는 졸업식을 보내며.
금요일 몇 년만의 비대면 졸업식이 있었다.
올해는 학생부장으로 맞는 졸업식이라 혹시라도 학생들의 돌발행동이 있지 않을까 조금 긴장이 되었다.
졸업식 전부터 나와 학부모 차량 주차 안내를 한 후 졸업식 내내 교내를 순회하였다.
졸업식이 끝나고 모두들 캠퍼스로 쏟아져 나와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나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둘러보는 나는 더 바빠졌다.
친구들과 다 같이 한 줄로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A가 활짝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덕담을 해주었지만 마음이 마냥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무사히 졸업을 하는 것이 기쁘긴 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A는 2021년에 내가 담임을 했던 아이였다. 미인정 지각과 결석이 많아 많이 혼나기도 했고 교복도 잘 입지 않고 등교하여 나에게 지도를 받다가 욕까지 했던 아이였다. A의 어머니도 담임인 나한테 불만이 많았고 학교에 찾아온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하였다.
2022년 내가 학생부장을 맡게 되었을 때 A는 상습적인 흡연과 출결이 좋지 않아 여러 번 징계를 받게 되었다. 학교 밖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찍어 보내 주었을 때도 사진이 흐릿하다며 자신이 아니라고 우겼고 계속 추궁하는 나의 말을 녹취까지 하였던 아이였다.
그 외에도 3학년에 들어서는 거의 사복을 입고 등교하여 여러 번 나에게 지도를 받았었다.
솔직히 나와는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는 않은 아이였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는 A의 얼굴이 떠올랐다.
솔직히 주변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던 나를 A가 큰소리로 여러 번 불렀다. 처음에는 A인지 몰라봤다.
화장도 거의 안 하고 교복을 너무 단정하게 잘 입고 있어서였다.
A한테도 나와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을 텐데 왜 굳이 나를 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A도 학창 시절의 마지막 순간은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시작은 좋지 못했지만 끝이 좋아야 한다'라고.
말썽을 많이 피우고 선생님 속을 다 뒤집어 놓던 녀석들이 3학년 2학기쯤 되면 철이 들어서 문제 행동도 하지 않고 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선생님들의 기억 속에는 초반에는 속을 많이 썩였지만 철이 들어 자신의 행동도 반성하고 올바른 모습을 변해서 졸업을 한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한참 3학년 담임을 많이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제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웃으면서 " 그래도 이제라도 철이 들어서 다행이네. 열심히 살아 " 말했었던 같다.
물론 그동안 나의 마음은 시커멓게 다 타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 A야! 그래도 네가 마지막에 환하게 웃으며 날 불러줘서 고마워. 나쁜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네가 원하던 바리스타라는 직업에서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 "
그동안은 졸업식에 가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는 녀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아무도 나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하지 않았다. 아마도 학생부장이어서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게 별거냐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까 조금은 섭섭함이 있었던 것 같다.
' 뭐 어찌하랴!! 2023년도에도 나는 변함없이 학생부장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이제는 좀 멘털을 단단히 부여잡고 초연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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