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연애할 때도 집사람과 영화 보는 것을 즐겼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애니메이션 위주로 항상 가족이 다 같이 가서 영화를 즐겼다.
그런데 큰 아이가 고2가 되고 작은 아이는 영화를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게 되며 가족 모두가 가는 영화시청은 어려워졌다.
얼마전 계단에서 낙상을 하여 허리와 골반 골절로 집에서도 휠체어 신세인 작은딸과 보호자로 있어야 하는 나를 빼고 집사람과 큰딸이 오붓하게 '아바타 2'를 시청하고 왔다.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뭐 별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더 구다나 휠체어 신세까지 지고 있는 작은딸을 보살펴야 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래전에 봤던 '아바타'는 나에게 큰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인상 깊게 봤던 영화라서 속편인 '아바타 2'를 꼭 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애 처음 '혼영' (혼자 영화 보기)에 도전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혼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면서 나름대로 느낀 점이 있어 정리해 보려고 한다.
마침 겨울방학 기간이고 해서 매우 게으른 생활을 하고 있어 오후 늦게 예매를 할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방학기간이고 해서 오후 늦은 시간은 영화관에서 많은 인파와 마주 치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조 상영시간(오전 9시)을 선택했다.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방학 기간임에도 아침 9시 상영에는 관람객이 거의 없어서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크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었다.
좌석 선택 시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가급적이면 커플석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구석지고 또 영화를 잘 시청할 수 있는 자리를 심사숙고하여 선택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관 도착해 보니 처음에는 나 혼자였고 나중에는 두 커플만 들어와서 모두 5명이 영화를 시청했다. 오전 첫 상영시간을 선택할 때는 대충 좌석을 선택하고 현장에 가서 영화 시작쯤에 내가 편해 보이는 좌석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좌석이 많이 남으니 다른 커플들도 그냥 편한 자리에 앉는 것 같았다.
아침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나올 준비를 해서 아침을 먹고 나오지 못했고 시장함을 느껴 콜라와 샌드위치를 구매하여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입장 확인하는 곳으로 갔다. 평상시에는 다른 가족들이 이런 것들을 들고 내가 티켓을 확인시켜 주었는데 '혼영'시에는 나 혼자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양손에 콜라와 샌드위치를 들고 있어 티켓을 보여 주어야 하는 순간에 조금 당황을 하게 되었다. 그냥 먹거리 없이 입장하거나 그냥 콜라 하나만 들고 입장하게 되면 무난했을 것인데..
보통은 조금 일찍 와서 티켓팅을 하고 다른 영화들의 팸플릿을 보며 미리 산 팝콘을 먹으며 가족끼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혼영'시에는 혼자 앉아서 영화를 기다리는 것이 조금 뻘쭘하다. 텅 빈 대기공간에서 부지런히 먹거리를 준비하는 영화관 직원들과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의 다소 의하한 눈빛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하면 일찍 와있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신경 쓰인다면 '혼영'시에는 상영 10분 전에 와서 티켓팅하고 먹거리 구매하고 상영시작에 맞추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처음에는 나 혼자만 영화관에 앉아 있어서 정말 혼자 보게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두 커플들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앞, 뒤, 옆자리 포함 주변이 모두 비어 있어서 정말 편안하게 영화에만 집중하여 관람할 수 있었던 것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도 점심시간 정도 여서 오후 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좋았던 것 같다.
생애 첫 '혼영'을 해봤지만 나에게는 색다르면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앞으로도 종종 도전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