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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Aug 27. 2022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마지막까지 이렇게 다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은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다. 


어제 평교사로 정년퇴임을 하시는 분의 조촐한 퇴임식이 있었다. 

최근의 흐름이기도 하고 코로나 위기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아 세미나 실에서 전교직원이 모여 간단히 퇴임식을 하고 희망자들만 외부 식당에 모여 조촐하게 식사를 하고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정년퇴임'


이제는 교직사회에서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 되었다. 

점점 척박해지는 교직사회의 분위기와 교권이 무너져 가며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년을 채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정년을 몇 년 남기고 명예퇴임을 하는 게 어느덧 교직사회의 주류가 되었다. 


특성화 교과의 특성상 전공교과가 있는 학교가 많지 않아 어제 퇴임하신 분과는 3번을 같이 근무하게 되었다. 처음 뵈었을 때는 나는 3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젊은 교사였고, 그분은 지금의 내 나이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분은 정년을 하시고 나는 이제 처음 뵈었을 때의 그분의 나이가 되어있었다. 


한 분 한 분 젊었을 때부터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이 정년퇴임으로 또는 명예퇴직으로 교직을 떠나시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과 세월의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느낀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직업세계에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아이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적어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변 젊은 선생님들과 공감하고 교류하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각종 행정업무의 처리도 예전처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장, 교감으로 승진하거나 교육전문직으로 교육청으로 이직하지 않고 평교사로 학교에 남아 있는 교사들은 이런 어려움을 모두 겪어내야 한다. 


 하지만 그분들은 젊은 교사들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계시다. 아이들과 문제로 또 행정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한 마디 툭 조언을 해주시는 것들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의 교직사회에서 이런 베테랑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한 때 수석교사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어버렸다. 


오랜 기간의 교직 경험을 가진 분들이 분위기에 떠밀려 당연하듯이 명예퇴직으로 교직의 문을 나서고 있다. 물론 신규교사 채용을 위한 선순환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베테랑의 경험을 소홀히 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한다.


3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치시고 교직의 문을 떠나시는 뒷모습을 보며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학교를 떠나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는 떠나면서 뭐라고 말을 할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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