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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Jan 05. 2023

조금씩 비워지는 책상을 바라보며....

# 어벤저스 이제 해체를 앞두고 있다!

내일 종업식 및 졸업식을 앞두고 있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2학년도를 마무리하는 날이 하루 남았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교육을 끝내고 대면교육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초임학생부장으로서 잘 마무리하고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안도를 한다. 물론 나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업무의 거대한 파도를 넘다.


학생부 어벤저스 선생님들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정말 전쟁터 같았던 작년 한 해 훌륭한 동료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는데 올해는 같이 할 수 없음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2023년 나는 여전히 학생부장이고 우리 학생부 어벤저스 선생님들은 모두 떠나거나 떠나게 될 것이 유력하다.



나의 오른팔이자 상남자인 A선생님은 본인이 원했던 학교로 전근 신청을 했다. 잡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사유도 있고 해서 만류할 수가 없었다.

다른 분들은 정원 외 또는 미발령 자리의 기간제 선생님들 이셔서 떠나게 되실 확률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교사로 학교폭력을 담당하시게 되어 많이 당황하셨지만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하셨던 B선생님도 학생부의 막내로서 궂은일을 도맡아서 묵묵히 해준 C선생님도 나보다 나이도 많으시고 교직생활이 처음이시지만 사회생활경험 만렙으로 열정적이면서도 지혜로움을 보여주신 D선생님도 올해는 같이 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며칠 전부터 선생님들의 자리가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나중에 2월에 하셔도 된다고 천천히 하시라고 말씀드렸지만 전근을 가시는 B선생님은 새로 출근할 학교의 출근기간이 겹쳐 나오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다른 분들도 다른 학교에 자리를 알아보셔야 할 경우가 거의 확정적이기 때문에 솔직히 2월에 얼굴을 본다고 말할 수가 없다.


조금씩 비워져 점점 책상 위가 썰렁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의 마음 한 구석도 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 정말 교직생활 중 가장 많은 부서회식을 했을 정도로 단합되고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이겨냈다.


비록 2023년 학생부 어벤저스는 해제되지만 2022년 대면교육으로 시작된 전쟁터 같은 학교에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던 기억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것 같다.

나의 오른팔이었고 상남자인 B선생님은 말했다.


 " 제가 교직생활이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제가 지금까지 뵈었던 부장선생님 중 정말 최고이셨습니다. "라고

저도 감히 말씀드립니다.


 " 20년 교직생활 중 만난 부서멤버 중 정말 최고의 구성원이며 선생님들이셨습니다.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으시고 뜻하시는 일들이 잘 되었으며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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