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말로 그 마음을 가두기 어려울 정도로, 여행은 나의 삶의 원동력이다.
여행은 잠깐의 단발적인 기쁨을 주는 취미라고 보일 수도 있으나,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여행 전에는 준비하면서 느끼는 엄청난 설렘을, 여행 후에는 묘한 향수와 풍성해진 경험의 기쁨을 준다.
그러나 그런 기쁨의 연속 속에서, 여행을 가기 바로 직전에 증후군처럼 오는 두려움이 있다.
그것을 '여행 전 증후군'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새로운 곳에서 느끼게 될 낯섬에 대한 두려움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두려움
그것이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조차 알 수 없다는 무지
내가 그곳에 있는 동안 내가 사는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들
비행기에서 내리면 당장에 마주할 처음보는 사람들
쏜살같이 지나가버릴 행복한 순간들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수도 있다는 쓸데없는 걱정
여행의 설렘에 상승곡선을 타던 나의 그래프가 순간적으로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순간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바닥에서 안절부절하던 나의 그래프 덕에, 여행의 순간에는 마치 반동하듯 행복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