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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모리정 Dec 21. 2022

미국 뚜레쥬르 인턴쉽 6 _ 제빵사인데 홀에서도 일해요

이건 어쩌면 취업사기가 아닐까?

_ 한국에서 면접 볼 때


"지금 홀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이 한 번에 4명이나 그만둬 버렸지 뭐야~

근데 OO이 이력서 보니까 뉴질랜드에서 홀에서 일 한 경력도 있고, 한국에서도 카페에서 많이 일 했던데

혹시 사람 구해지기 전에 한 달 정도만 홀에서도 일해줄 수 있을까요?"

.

"제가 한국에서도 주방 일도 할 줄 알고 홀에서도 일할 줄 알고 그러니까 한국 사장님들도

이것저것 멀티로 다 시키더라고요. 그럼 제가 다른 애들보다 더 일하는 건데 월급을 더 챙겨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진 않은데 많이 바쁘면 잠깐 나가서 도와드리는 걸로 할게요.

근데 저 영어 그렇게 잘하는 거 아닌데 괜찮으세요?"

.

"아유 그럼 그럼 그냥 뒤 쪽에서 음료만 만들어줘도 돼~"

.

"아 네 알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주방에서 일하다가 홀 직원이 못 나오거나 지각하면, 내가 홀로 나갔다.

내가 에스프레소 머신 청소랑 가동하는 것도 알고, 커피 뽑을 줄도 알고 웬만한 음료는 만들 수 있다는 걸

사장들도 알기 때문이다. 말하고 싶지 않아도 이력서에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근데 일은 거의 2인분을 하는데 월급은 1인분이라는 거다. 

당한 게 있다 보니 그렇게 바로 승낙하지 않았고, 많이 바쁘면 10~20분 도와주러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알겠다고 한 거고 사장도 음료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하길래 오케이 했다.



_ 출근 전, 스케줄 표 확인


"아니 홀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어~ 네가 하루 8시간 근무니까 

12시~2시 30분까지는 주방에서 일하고 2시 30분에서 8시까지는 홀에서 일하는 걸로 하는 게 좋겠다."


이러면서 한 달치 스케줄표가 이미 그렇게 짜져 있는 거다.

아니 이건 바쁠 때만 도와주러 나오는 수준이 아닌데요?


"아니... 제가 면접 볼 때 많이 바쁘면 나와서 도와드린다고 한 거지 홀 스케줄을 이렇게 많이 넣으시면.."

.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니~"

.

"... 뭐 이번 달 스케줄이 다 짜여진거니까 바꾸면 다른 사람들 스케줄도 바꿔야 하는 거고.. 그럼 일단은 이렇게 할게요. 홀에 사람 빨리 구해주세요."

.

"그래 고맙다~"


이렇게 별 저항 없이 넘어간 게 천추의 한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미국 카페에 홀에서 일하게 됐는데

일단 빵 이름이 다 영어다. 뭐 크로와상, 뺑 오 쇼콜라, 파이 이런 건 원래 한국에서도 영어로 부르니

외울 필요도 없었지만 그 외에 모든 빵들을 영어로 외워야 했고, 

당연한 거지만 포스기도 다 영어로 돼있어서 초반에 빵 이름 찾느라 식겁했다.


근데 이게 웬걸..

초반에 홀 매니저든 사장이든 새 신입을 교육을 시켜야 되는 거 아닌가.

무슨 음료가 있으며, 만드는 방법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가르쳐줘야 하고,

돌아가는 전반적인 일들을 알려줘야 하는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냥 앞치마 매고 홀에 나왔더니 포스를 보랜다.

미국 동전도 처음 봐서 뭐가 뭔지도 모르는데 계산을 하란다.


음료도 내가 기본적으로 카페에서 파는 음료들은 대충 레시피를 알아서 만들어서 냈지만

매장마다 레시피가 다르지 않은가. 그런 걸 1도 안 가르쳐주는 이 매장은 도대체...


마감할 때 보니까 에스프레소 머신 청소도 형편없고,

원두가 들어있는 그라인더는 마감마다 안에 커피빈들을 다 빼고 통을 씻어서 말린 다음,

다음 날 아침에 오픈할 때 다시 끼워서 원두 넣고, 갈아서 추출해보면서 시간과 추출량을 봐야 하는데

그 딴 거 하나도 없다. 여태까지 그라인더를 단 한 번도 빼서 씻어본 적이 없단다.

뚜레쥬르 오픈한 지 6년이 넘었다는데..

그리고 제빙기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얼음 다 빼내고 청소 용액 넣고 청소해야 하는데

제빙기도 6년 동안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단다.

나 여기 얼음 안 먹어 ㅅ...


그리고 사장이라는 사람이, 홀 매니저라는 사람이 에스프레소 하나 제대로 뽑지도 못한다.

탬핑하는 거부터 시작해서 꼽아서 추출하는 것부터 엉망진창이다.

추출 한 다음 에스프레소는 바로 타기 시작하기 때문에 10초 안에 음료 안으로 넣어줘야 하는데,

그 딴 거 알리가 없다.

탬핑도 한 번만 꾹 눌러줘야 하는데 (이건 매장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그냥 꾹 꾹 꾹 누르고 탕탕하고 또 누르고 그냥 누르고 앉아있다.

환장한다.


원래 일하고 있던 기존 알바생들도 그렇게 뽑고 있다.

당연하다. 기본 교육도 제대로 안 시키고,

교육을 시킨다 한들 매니저랑 사장이 제대로 알고 있질 않은데 누가 누굴 가르친단 말인가.

진짜 6년 동안 가게 운영하면서 뭘 하신 건가 싶다.


케이크도 며칠 날 생산이 되었는지, 또 쇼케이스에 나온 날은 언제인지 라벨을 뒤쪽에 붙여 놔야 하는데

그것조차 안되어 있다.

결국 이 말인즉슨 케이크를 유통기한 상관없이 그냥 내놓는다는 것이다.

딱 보기에 크림이 갈라져 있는 건 오래되어서 버려야 하는데

그걸 주방으로 들고 들어가 수정해서 다시 쇼케이스에 넣는다.


그래서 내가 문제점을 말했더니

"아 난 몰랐네~ OO이 네가 그런 거 잘 아니까 네가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내가 답답해 미쳐서 사장한테 '에스프레소는~뭐는 뭐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다' 말해주니까

갑자기 홀 매니저한테 시켜야 하는 것도 나한테 시키고 앉아있다.

참다 참다

"아니 사장님, 홀 매니저 둬서 뭐 하세요? 그런 거 매니저가 해야지 이제 막 한 달도 안 된 

제가 왜 그걸 해요? 매니저한테 말하세요."

.

"아니.. 쟤는 시켜도 안 하고~그리고 네가 같은 한국인이라서 말하기가 편하잖니~"


그렇다. 홀 매니저는 태국인이다.

영어로 소통하는데 사장님은 영어회화를 잘 못 하신다.

영어 소통이 잘 안 되고, 시켜도 안 한다는 게 사장이 할 말인가?

사장이 매니저를 일하게 만들어야 하는 거고, 매니저라는 직급으로 앉혀놨으면 영어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소통을 해서 일을 시켜야 할 것 아닌가.

내가 왜 매니저가 하는 걸 해야 하지? 매니저 월급 나한테 좀 떼줄 거야?

미치고 환장한다.








내가 1년이나 일 해야 하는 매장인 만큼 나도 솔루션을 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한 명이 미리 와서 빵만 포장할게 아니라

원두 체크와 에스프레소 머신 체크를 해야 한다는 것.


그랬더니 일할 사람도 없고 빵 포장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그러냐는 사장.

매니저든 누구든 30분 정도만 일찍 불러서 시키면 된다고 하자, 누가 그렇게 빨리 오고,, 어쩌고,, 

어물쩍 넘어간다. 돈 더 주기 싫어서 그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아나

돈 더 주면 누가 안 하겠냐고요!


솔루션을 줘도 솔루션대로 안 하니 이제 더 이상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나서서 하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다.

가르쳐 줘 봤자 실행도 안 하고, 나서서 해봤자 나만 고생하고,  더 고생해봤자 월급은 그대로인걸.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시급 11불에 홀에서도 일하고 주방에서도 일하고 있다.

주방에서만 딱 정해진 자기 일만 하고 가는 멕시칸 애들도 시급이 14불인데,

홀에서 일하는 고등학생 애가 시급이 11불인데.

경력직이고 홀, 주방 편의 다 봐주면서 일하는 내가 11불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사장한테 말했더니 "너는 숙소를 제공해 주잖아~"

이러는 거다.

아니 숙소를 제공해주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숙소 제공은 말 그대로 '복지'인 거지, 한국에서 일하려고 여기까지 온 건데.

숙소를 제공해준다고 해서 월급을 적게 줘도 된다는 건가?

그럼 그건 내 월급에서 떼 가서 숙소 제공해주는 거랑 뭐가 다르냔 말이다.


같이 일하는 고등학생 아이가 본인 시급이 11불이라고 나한테 말해줬던 게 기억나

그걸 사장한테 말하면서

"고등학생도 11불을 받는데, 저는 경력직이기도 하고 주방이랑 홀에서 둘 다 일 해주고

사장님도 저 일 잘하는 거 아시잖아요. 근데 11불을 받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라고 말했더니


"아니야~ 걔 시급 10불이야~"

이러는 거다.


아니 체크에 본인 시급 다 나와있는데 그걸 모를까.

시급 1불이라도 올려달라고 할치면 숙소를 제공해주지 않냐, 다른 애들 시급은 그거 아니다 거짓말하고,


일 못하는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확연히 일을 잘해서 내 시급을 올려달라는데

못 하는 사람 시급을 안 올려주고 있으니 내 시급도 안 올려줘도 된다는 이상한 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

그리고 네가 11불로 계약을 하고 왔으니 그거만 받아야 된다는 사람.

홀 그만 넣어라, 시급 올려줘라 몇 번이고 말했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나를 홀에 필요한 만큼 넣으면서 단 1불 조차 올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근데 제가 사장님 도와드리고 있는 거잖아요. 저는 제빵사로 지원해서 여기로 취업을 나온 거지

홀에서 일하려고 여기 온 거 아니에요. 미국 와서 이 시급 받으면서 홀에서 일할 바엔 

한국에서 경력 인정받아서 매니저 급 월급 받으면서 일하고 있죠.

빵 만들러 온 거지 커피 내리러 온 거 아니에요. 제가 사장님 편의 봐줘서 이렇게 홀에서 일해주고 있으면 뭐라도 있어야죠."


라고 하니 "아니 너 면접 볼 때 홀에서 일하는 거 좋다고 했잖아~"


"제가 언제 좋다고 했죠? 한국에서도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니까 사장들이 다 시키고 앉아서 

여기서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정 바쁘면 잠깐 나와서 음료만 만들어도 된다고 하셔서 오케이 한 거였어요."


"아 그랬니? 근데 내가 따로 챙겨주잖아~"


이러는 거다.

따로 챙겨주긴 챙겨줬지.

근데 2개월 반 동안 8시간보다 오버 근무한 거 1.5 배로 쳐주지도 않고,

한 달에 50불, 간 혹 100불 챙겨주는 거.

8시간 넘게 일하는데 쉬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잠깐 주방 뒤에 가서 빵 먹고 오는 10분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챙겨주는 거..? 오버타임만 쳐줬어도 여태 챙겨준 거 거뜬히 뛰어넘는다.

제대로 챙겨줘야 할거 안 챙겨줘 놓고, "따로 너 생각해서 챙겨주고 있잖아~ 근데 그렇게 말하면 서운하지~"

이러는 거다.


제가 더 서운해요오오오!!!!!!!!!!!!!!!!!!!!!!!!!!!!!!!!!!!!!!!!!!!!!!!!!!!!!


그런 말은 기본적으로 줄 거 다 주고 진짜 보너스를 줄 때 하시는 거예요...

이 어른아....








그런데 다음 달 스케줄도, 그다음 달 스케줄도 첫 달과 똑같이 홀 근무가 계속 이어졌다.

한 번 괜찮다 해줬더니 이젠 나랑 상의도 안 하고 스케줄을 막 짜기 시작하는 거다.

아니, 내가 그날 일정이 있으면 어쩌려고 나랑 상의도 안 하고 짜는 거지?

화가 난 나는 사장한테 가서 

지금 4달째 홀에서 일해주고 있다, 사람은 대체 언제 구할 거며, 처음부터 음료만 만들어주면 된다던 사람이

지금은 계산이며, 매장 전화며, 케이크 예약이며, 홀 청소며 다 시키고 있지 않냐.

그리고 케이크는 어떻게 만드는지 아직 배우지도 않았는데 "남편이 예약을 받아버렸는 걸 어떡해~"

하면서 홀에서 일하던 나를 주방으로 끌고 와 케이크를 만들라고 하질 않나.

그리고 주방 사람들 퇴근하고 나서 빵 다 떨어졌다고 나보고 들어가서 추가 빵 좀 만들라고 하질 않나.

누가 봐도 2인분 이상을 하고 있는데 시급을 안 올려주는 건 말이 안 된다.


라고 말했더니


"네가 면접 볼 때 홀에서 일하는 거 좋다고 했잖아~"

이러는 거다....

아니 말귀가...


이런 대화를 4번은 했다.

사장이 "네가 홀에서 일하는 거 괜찮다고 했어~"라고 할 때마다 나는 나이도 있으시고 

그때 말을 잘 못 알아들으셨을 수도 있지 하는 생각에

"면접 볼 때 제가 한 말 정확히 기억하는데 저는 좋다고 한 적 없고, 한국에서도 그렇게 일을 했는데

월급은 안 올려주시고 저만 고생해서, 여기서는 안 그러고 싶은데 많이 바쁘면 잠깐 나와서 도와드린다고 한 거예요. 사장님도 음료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하셨었고요."


라고 처음 대화 때부터 말을 했는데,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네가 홀에서 일하는 거 괜찮다고 했잖아~"

이러는 거다

이건 가스 라이팅 아닌가?


진짜 미치고 환장한다.


나는 좋은 의미에서 사람이 안 구해진다는데 어떡해. 매장이 안 돌아간다는데 어떡해.

하는 마음으로 불만이 있어도 홀에서 계속 일을 시켜도 했던 거다.

그럼 그게 고마운 줄 알고 시급을 1불이라도 올려주거나, 스케줄을 짤 때마다 나랑 상의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장한테 

스케줄을 왜 나랑 상의를 안 하고 짜시냐. 주방도 들어가고 홀도 나가고 해서 스케줄 변동이 제일 많은 게 저인데, 저도 약속이 있을 수 있고 일정이 있을 수 있지 않냐, 사장 좋은 대로 해주고 있는 건데, 다음 달에도 홀에 사람을 못 구해서 나를 써야 하는 상황이면 나한테 양해를 구하고 부탁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미국에 온 지 벌써 4개월 째인데 주방보다 홀에서 일을 더 했다는 게 말이 되냐


라고 했더니

갑자기 사장이 

내가 할 것도 많고 이것저것 비즈니스적으로 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스케줄 상의 하나 못 했다고 그렇게 말을 하냐,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인데, 누구는 며칠 날 일 못해요, 누구는 며칠 날 마감 넣어주세요 하는데 그걸 어떻게 나 혼자 다 하니. 라며 화를 낸다.


그걸 들은 나는 더 어이가 없다.

누가 보면 직원 50명 이상 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줄 알겠다.

뚜레쥬르면 기업은 맞지. 근데 여기 매장은 홀, 주방 사람 통틀어서 15명이 될까 말까 한다.

심지어 직원도 아니고 아르바이트생들 포함이다.

사장이 이제 인턴쉽 온 지 4개월 된 나한테 그런 투정을 한단 말인가?

직급이 사장인 사람이?

그 15명밖에 안 되는 직원을 통제하지도, 스케줄을 제대로 짜지도 못하면서 무슨 비즈니스를 한단 말인가.

그리고 홀 매니저란 사람은 왜 있는 거야 그럼.

스케줄 정도는 매니저한테 맡길 수 있어야 하는데 본인 성에도 안 차고 영어도 잘 안되니까 

그러는 거 아닌가.

그게 본인 역량인 거다.


화가 날 대로 난 나는

주방에서 사람들이 지켜보는데에서 

"저는 빵 만들러 왔지 홀에서 일하려고 여기 온 거 아니에요.

이 정도 시급 받고 홀에서 일할 거면 한국에서 매니저 급 월급 받으면서 일하고 있죠.

도와달래서 도와줬더니 당연한 줄 알고 사람을 쓰시네요?

그리고 11불로 계약이 돼서 왔으니 그걸 받아야 된다고요?

네 그거 받을게요 근데 사장님이 그렇게 운운하시는 계약서에 홀에서 일하는 조건도 없으니 저는 홀에서 일할 필요가 없네요? 내일부터 홀 스케줄 넣어도 저 홀 출근 안 할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하고 주방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다음 날, 사장이 손해를 볼 거 같았는지

퇴근하는 나를 차로 불러, 얘기를 하자는데

역시 본인이 잘 못한 건 없고, 계약서를 가져오며 네가 그렇게 말했다.

이러는 거다. 


네 그렇게 계약을 했네요. 근데 에이전시에 물어보니까 꼭 그 돈을 받을 필요는 없고,

역량에 따라서 더 요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럼 여기 주 40시간이라고 적혀있는데 사장님은 이것도 지키셨나요?

사람 없다고 일 더 시키고, 케이크 없다고 케이크 더 만들고 가달라고 일 더 시키고,

누가 마감인데 못 나온다더라 네가 대신해줄 수 없겠냐 해서 제가 땜빵도 했어요.

그렇게 계약서 운운하시면 저 케이크 만들다가도 시간 땡 하면 갈 거예요

왜? 그렇게 계약을 했으니까요.


그런데도 했던 말만 계속하는 거다.

어제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을 했으면

그거에 관한 사장의 생각을 말하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결론을 내리면 되는데

사장은 계속 원점으로 돌아가서 "아니 네가 면접 볼 때~"

이러는 거다.


이게 대화를 하는 건지 뭔지..

결론만 말씀해 달라고 했더니

1불 더 올려줄 테니 홀에서도 일해달라.라고 하신다.


싸울 대로 싸우고 4개월 동안 내가 고생한 게 있는데 이렇게 크게 싸워놓고 1불만 올려 받는다?

전에는 1불이라도 올려주면 괜찮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쌓인 게 하도 많아서

"1불만 더 받을 거면 그냥 사장님하고 부딪힐 일도 없고 스트레스 덜 받는 

주방에서 일하면서 11불 받는 게 낫죠."


라고 했더니 그럼 얼마를 더 받고 싶냐길래

14불은 받아야겠다고 했다.


웬일로 오케이를 한다.


에휴.. 이 정도면 내가 사장하고 싸우려고 미국을 온 건지...


이렇게 보니 사람이 없는 이유를 알겠고, 구해져도 오래 못 버티고 나가는 이유를 알겠다.

매장 돌아가는 체계부터 잡힌 게 없고,

인건비 줄인다고 최소 인원으로 홀을 돌아가게 했으니 

홀에서 일하는 사람은 밥을 먹으러 갈 시간도 없고, 쉬는 시간도 정해진 게 없다.

사장은 또 사람 좋아 보이는 척 "뒤에 가서 쉬고 와~ 빵 이것도 먹어~"

라고 하는데.. 쉬고 오라고 할 거면 본인이 홀을 지키고 있으면서 그런 말을 하던가

사무실로 쏙 들어가 놓고 홀에 사람 2명 중에 한 명만 남으면 남은 한 명 바빠 뒤지라는 건가..?


그리고 보통 카페에서 일하면 음료 한 잔 제공은 기본적으로 해주는데

여기는.. 사장 말로는 몇 시간 일한 사람은 블랙커피 한 잔, 더 일한 사람은 음료 한잔

이러는데 내가 보기엔 전혀 아니다. 

사장 본인 기분 좋으면 "음료 먹고 싶은 거 만들어 먹어~"

이러고

기분 안 좋으면 그냥 일반 커피 내려 마시고 있어도 왜 그걸 먹냐 딴지를 건다.


주말에 바빠서 쉬지도 못하고 손님들 정신없이 쳐내고 아침, 점심도 거르고 일하고 있는 알바생이

빵 하나쯤 먹을 수 있는 건데, 이것도 본인 기분 좋으면 큰 빵 가져와서 나눠 먹으라며 주다가도

본인 기분 안 좋으면 전 날 안 팔린 재고빵을 먹고 있어도 그거 오늘 나온 빵 먹는 거냐며 눈치를 준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한 알바생한테 

"빵 먹고 싶은 거 먹어~ 근데 재고 많이 남은 걸로 먹으면 좋겠네"

해서 제일 재고 많이 남은 단팥빵 하나를 집어왔더니

"아니 그건 잘 팔리는 건데~"

이러면서 눈치를 오지게 준다.


그냥 딱 먹을 수 있는 빵이나 개수, 혹은 재고빵만 하나씩 가져가기.

음료는 알바생들은 일반커피만 가능. 직원들은 스무디 같은 것도 가능.


이런 걸 딱 정해놓으면 본인도 편하고 먹는 사람도 편한데

왜 그러나 모르겠다.


본인은 정해놓은 게 있다고 하는데 본인 기분에 따라서 알바생들한테

'이거 먹어~ 음료 먹고 싶은 거 만들어 먹어~' 하다가도 

재고 빵을 먹는데도 '빵 이건 왜 먹니?', '이거 계산하고 먹는 거니?'

이러고 앉아있으니 같은 한국인인 나는 그냥 대충 알아듣고 알아서 하겠지만

외국애들은 사장이 유창한 영어로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날마다 놉 예스 놉 놉 이러는데 규칙 따위가 적용이 될 수가 없다.


본인이 왔다 갔다 하는데 뭐가 정해진 규칙인지 알바생들이 어떻게 안단 말인가.


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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