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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모리정 Jan 16. 2023

혼자 미국 서부 로드트립

자동차로 미국 서부 로드트립이 이렇게 내 인생에 빨리 찾아올 줄은..!

2022년 4월 어느 날.


방탄소년단이 라스베가스에서 콘서트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티켓팅에 완전 성공해 버린 나는

당장 라스베가스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무려 Floor 석을 구했는데 이건 안 갈 수가 없었다.

내 인생 언제 방탄 콘서트를 그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을까.


근데 라스베이거스만 가기엔 아깝잖아..?!

사장님께 말씀드려 6박 7일 정도의 휴가를 얻어내었고,

근처에 그랜드 캐년, 앤털롭캐년, 홀슈스 밴드, 데쓰밸리 국립공원, 조슈아 국립공원 등등

차로 4~5시간 정도 걸리는 곳은 다 가볼 심산이었다.

나한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라는 심정으로, 드라이브도 좋아하는 나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근처 국립공원 갈 계획은 나중에 세운지라 

라스베가스 왕복 항공권을 끊어버려서 루트가 이상하게 됐다.


여행 첫날 라스베가스에 밤에 도착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조슈아 국립공원을 가는 일정이었다.


정리해서 말해보자면

4월 12일 밤 라스베가스 도착 

4월 13일 조슈아 국립공원

4월 14일 데쓰밸리 국립공원 > 저녁에 라스베가스 도착

4월 15일 라스베가스 방탄 콘서트

4월 16일 ~ 18일 유타 주, 그랜드캐년, 앤털롭캐년, 홀슈스 밴드


이런 계획이었고, 그럼 차라리 샌디에고 공항으로 IN을 해서 유타주 혹은 애리조나 주에서 OUT

을 했으면 더 편했지 않을까 싶다.

누가 MBTI P 아니랄까 봐 일정이 들쑥날쑥 지 맘대로다.

라스베가스 인 아웃을 해놔서 그냥 왔다갔다 기름 값만 오지게 쓴 거다.


어쨌든 저렇게 계획은 세운 뒤,

이제 제일 큰 관건은 렌터카 빌리기이다.

살면서 렌터카를 빌려 본 적이 처음인데요..?


여러 렌터카 업체가 있었지만 나는 미국에서 처음 차를 렌트해 보는 거기도 하고,

혼자 여행하는 거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바로 일처리를 도와줄 수 있는 크고 대표적인 렌터카 업체에서 빌리기로 했다.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맘 편한 게 훨씬 나으니까.


'HERTZ' 허츠라고 불리는 렌터카 회사에서 빌렸고,

사이트로 확인해 보니 세단과 스몰 SUV 가격 차이가 거의 안 나거나 오히려 SUV 가 더 저렴했다.

크고 탁 트인 SUV를 원래부터 선호하던 나는 "당연히 큰 차지!!" 하고 7일 동안 빌리는 걸로 예약을 했다.

가격은 1,100 불 정도 됐는데, 나는 만 24세 이하여서 110불 정도 돈을 더 내야 했다.

아니 딱 만 24세인데... 나이 적은 게 이럴 땐 마이너스인 부분이다.


각 국립공원에 숙소들도 예약을 해놨고, 렌터카 예약까지 끝냈으니

한 70%는 여행준비 완료다.


 


 


라스베가스 공항 도착 후

렌터카 업체가 있는 곳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직원에게 이름과, 예약번호를 알려주고, 나머지 잔금 결제를 하려는데

"너 체크카드야? 신용카드 없어?"

"응.. 나 이거밖에 없는데.."

"그럼 보증금 500불 더 내야 해."


갑자기 여행 자금에서 500불이 날아가버렸다.

조금 여유 있게 모아 와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중간에 경비가 떨어져서 차에 기름도 못 넣을 뻔했겠다 싶다.


예약확인서를 받고, 어디 존에 있는 무슨 차를 타라고 알려줬다.

속으로 '꺄아아악 시작이다'를 외치며 차를 찾으러 주차장으로 갔다.


렌터카를 타기 전에는 무슨 긁힘이 없는지 하자가 없는지 미리 확인해야 된다면서요..?

모르지만 어디서 듣고 본 건 있어서 일단 앞 뒷면 다 사진을 찍고

차 안에 들어가서 와이퍼는 작동이 잘 되는지, 깜빡이는 두 쪽 다 잘 들어오는지,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는 잘 조절이 되는지, 에어컨 체크, 의자 뒤로 잘 제쳐지는지 체크, 

조수석 서랍에 뭐 들어있는 거 없나 체크, 뒤에 쓰레기는 없는지, 트렁크는 잘 여닫히는지,

상향등 하향등 잘 되는지,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 바퀴도 그냥 발로 한 번씩 툭툭 차 봤다.

공기압 어쩌고도 어디서 들어와 가지고...ㅋㅋㅋ

내 나름 꼼꼼히 체크를 한 후, 아무 이상이 없어서 차에 캐리어를 싣고

미리 챙겨 온 핸드폰 거치대를 설치했다.



처음에 예약할 때는 기아 자동차로 했던 거 같은데, 배정받은 차는 포드였다.

좋은 차인지 뭐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파란 계열의 색이라서 좋아라 하고 탔다.


블루투스로 노래까지 틀고, 구글지도에 숙소 주소를 친 후, 주차장을 빠져나와 

라스베가스 시내 쪽으로 향했다.



라스베가스 시내 입성...!

혼자 차 안에서 미쳤다..!!! 를 연발하며

내가 라스베가스라니... 내가 라스베가스라니...!!!

하면서 신호 받았을 때 급하게 차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숙소에 무사히 도착 후,

하루만 묵고 내일 일찍 조슈아 국립공원으로 갈거라 

간단히 짐을 풀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이른 오전.

아침을 라스베가스에서 간단히 브런치라도 먹고 갈까 했는데

딱히 끌리는 곳도 없고, 그냥 가는 길에 뭐 있으면 사 먹어야지 했는데

갈수록 아무것도 안 나와서 그냥 바로 조슈아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어제 네바다 주로 들어와 놓고 바로 캘리포니아 주로 넘어가기..ㅋㅋㅋㅋ



로드트립 하면서 제일 많이 한 말.

미쳤다.

진짜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올 정도로 대 자연과, 쭉 뻗은 도로가 이어졌다.

로드트립은 처음이라, 이런 길을 내가 직접 운전하면서 가기는 또 더더욱 처음이라.

중간중간에 갓길에 차를 안 세울 수가 없었다.

4시간이면 갈 거리를 5시간은 걸린 거 같은 느낌이다.



캘리포니아로 넘어온 후, 국립공원 입구 전에 있는 데니스라는 브런치 전문 가게에서

브런치를 먼저 먹은 후, 국립공원 안에 들어갔다.



오우 캘리포니아 스러운(?) 나무


근데 네바다 주에서 캘리포니아로 넘어오니 기름도 그새 절반 이상이 줄어

바로 주유를 해줬다.

하필 기름통도 작은 차여서 로드트립 하는 내내 주유를 꽤 많이 했다.




조슈아 국립공원은 이런 작은 선인장 나무가 유명한 곳이다.

국립공원도 무지 커서 끝에서 끝으로 가려면 차로 한 시간 이상은 걸렸던 것 같다.

뷰 포인트도 군데군데 있어서 정말 차가 없으면 여행하기가 힘든 곳.


웬만한 뷰포인트 들은 다 둘러보고 

국립공원에서 나와 3~40분 거리에 있는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



'SUPER 8'이라는 미국 내에 있는 중저가 느낌의 호텔..? 

모텔 비슷한 호텔 체인에서 하루 묵었다.

공용 수영장도 있었지만 사용하진 않음..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조슈아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가서 일몰을 보고, 별까지 보고 올 생각이었다.




일몰 포인트에 가니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었고,

한국인은 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한국어가 들린다.

요즘 한국인들.. 어딜 가나 있어..ㅋㅋㅋ


별까지 보고 가려고 갓길에 주정차해놓은 차들 옆에 나도 나란히 주차를 해놓고,

삼각대까지 준비하고 있었는데

어두워졌는데도 별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았다.


혼자이기도 하고, 밤 길에 숙소도 그리 가까운 편도 아닐뿐더러

저녁도 미리 싸 오지 않아 식당이나 마트가 운영할 시간에 시티로 가야 해서

그냥 그대로 삼각대를 접고 숙소로 향했다.


내일은 데쓰밸리 국립공원으로 간 후, 저녁 전에 라스베가스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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