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무엇일까 | 로버트 인디애나

단단한 마음을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by 야자수

https://youtu.be/E-XzVW29vD8?si=9z0Ogvvktv4TdwSn


얼마 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리메이크작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유준(도경수)은 피아노 소리를 따라 오래된 연습실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정아(원진아)를 처음 만납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시간과 공간이 멈춘 듯한 느낌, 머릿속 모든 것이 지워지고 오직 눈앞의 사람만이 존재하는 감각.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어떤 필연성처럼 다가오는 강렬한 감정. 이 작품 속 두 사람의 사랑은 단순한 설렘을 넘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 가며 확장됩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란 결국 기존의 균형이 깨지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한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로버트 인디애나입니다. 사랑이 어떻게 기하학적인 형태로 승화될 수 있을까요? 그의 대표작 LOVE는 단 네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성이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 지닌 본질적이고도 복합적인 속성이 담겨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작품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해석되며,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기울어진 ‘O’입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순간, 익숙했던 감각이 흔들리고, 이전과는 다른 질서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그 찰나의 어지러움. 단순한 설렘을 넘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어버리는 감각일지도 모릅니다. LOVE 속 기울어진 ‘O’는 바로 그 불안정하면서도 운명적인 순간을 시각적으로 환기합니다.


색채의 대비 또한 이 작품이 가지는 강렬한 힘입니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만들어내는 극명한 대비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진 양가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뜨거움과 차가움, 열정과 이성, 순간성과 영원성. 사랑은 언제나 이 두 가지 극단을 넘나듭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 온전히 감정에 휩쓸리는 듯하지만, 동시에 그 감정의 무게와 의미를 사유하게 됩니다. 사랑은 강렬하게 타오르는 순간을 선물하지만, 그 안에는 늘 멈춰야 할 순간과 가라앉아야 할 감정이 공존합니다.


어쩌면, 이 단순한 네 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랑을 찾고, 사랑에 빠지고, 또 사랑을 떠나며 경험하는 감정들은 결국 어떤 의미를 남기는 것일까요? LOVE는 그 답을 직접 주지는 않지만, 그 질문이 우리 안에 오래도록 머물게 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어떤 사랑을 떠올릴 때, 단 네 글자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Crush - Cannons

Myth - Beach House

Fantasy - Alina Baraz, Galimatias

Feel It All Around - Washed Out

Warm Water - BANKS

Girl - The Internet

I Want You Around (Remix) - Snoh Aalegra

Never Be Like You - Flume (Feat. Kai)

Talking Body - Tove Lo


- 이 글에 사용된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robertindi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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