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호일>
넷플릭스에서 '일일시호일'이란 영화를 봤다.
'매일매일 좋은 날'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잔잔한 일본 영화를 좋아해서 인지 혼자 몰입하기 좋았다.
주인공은 '다도'를 배우면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어떤 사람은 학운도 좋고 취직운도 좋고 연애운도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는 말도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딱히 무엇인가를 모르는 노리코는 그와 반대 성향인 사촌 미치코와 다도를 배우게 된다.
온몸에서 풍기는 다도선생님의 자태는 다다미방과 미닫이문 너머 일본정원까지 하나로 통일감을 이룬다. 이런 조용한 풍경이 화면을 채울 땐 숨소리마저 작아지는 느낌이다. 영화는 다도를 배우는 시간들과 그 시간들 속에 흘러가는 24 절기를 자연스럽게 대입한다. 다도의 섬세한 절차와 세상의 이치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와 인간사 이치는 닮아 있다고 말한다. 노리코처럼 다도를 배우며 공부하듯 머리를 쓰며 이해하려는 것에 다케다 선생님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한다.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손(몸)을 믿어요"
정말 공감 가는 딱 한마디다. 어떤 일이든 수차례 반복하여 몸이 체득해야 한다. 그만큼의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머리로 하는 것은 쉽게 싫증이 나고 애착도 없다. 복잡한 다도의 절차 앞에서 쩔쩔매는 노리코에게 다케다 선생님은 조용한 음성으로 가르침을 주신다.
"머리로만 따지고 이해하여 배우려 하지 말고 익숙해져야 한다. 반복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에서 손(몸)이 먼저 움직인다."
깨달음은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노리코는 다도를 배우며 해마다 찾아오는 절기의 변화를 느낀다. 그런 과정에서 장맛비 소리와 가을비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작은 깨달음을 얻어가며 노리코는 24년 동안 다도를 배워나간다. 노리코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기 자신'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교와 경쟁은 사람을 우쭐하게 할 수도 있지만 점점 의기소침한 인간이 되기 쉽다. 그런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뜨거운 칠월의 중간, 오늘 난 '좋은 날'을 보냈는지 체크해 본다.
남들보다 늦으면 어때? '아님 말고'라는 배짱도 한 번쯤 부려 볼 필요가 있다.
이것도 '용기'아니겠는가.
난 오늘도 '일일시호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