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은퇴 후 쌍둥이 손주 육아, 7년 비법 담았다

[서평]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읽고

by 김남정

(브런치 작가 유미래 작가님 책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전자책으로 읽고 쓴 서평글입니다.)


책 제목만 보아도 마음이 끌렸다.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2025년 6월 출간) 나는 아직 손주 돌보는 처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친구들이 하나둘 할머니가 되어 손주와 보내는 이야기를 전할 때마다 그 풍경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 앞당겨 경험해 보는 미래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세대를 잇는 사랑


IE003509496_STD.jpg ▲책표지 ⓒ 미다스북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40여 년을 재직하고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하셨다. 퇴직 전부터 주말마다 쌍둥이 손주 육아가 시작되었고 은퇴한 후 지금까지 쌍둥이 손주를 7년간 맡아 돌본 경험을 풀어놓았다. 단순히 추억을 기록한 글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실제 손주를 기르며 터득한 생활 육아 노하우가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고백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힘들지만, 그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짧지만 강렬한 이 문장은, 육아와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세대가 다시 그 무게를 짊어지면서도 결국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특히 금요일 저녁의 장면이 인상 깊었다. 조용하던 집이 쌍둥이 손주의 해맑은 웃음소리로 가득 차는 순간, 저자는 그 소란스러움을 '행복'이라 부른다. 그 대목을 읽으며 나도 어린 시절,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힘겨워도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그 모습은 이 책 속 할머니의 이야기와 겹쳤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가족사를 자연스레 되새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따뜻한 가족 이야기에서만 멈추지 않는다. 그는 조부모 육아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숨기지 않는다.



"조부모 육아 방식과 엄마, 아빠 육아 방식의 차이로 갈등이 올 수 있고 조부모 건강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 조부모 육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대화를 통해 개선하며 서로 고집부리지 말고 지혜롭게 손자 육아에 임해야겠다."



이 대목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 세대와 조부모 세대가 함께 손주를 키우는 과정은 단순히 '사랑'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세대의 방식, 건강과 체력의 한계, 노후 생활과의 충돌이 끊임없이 존재한다. 저자는 그 모든 갈등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며, 결국 대화를 통해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크다.



저출산 시대, 맞벌이가 보편화된 지금, 조부모의 육아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은퇴 후의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던 조부모 세대가 다시 육아의 무게를 떠'안는 풍경은 흔하다. 그렇기에 <주말마다 손자 육아하는 할머니>는 단순한 회고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족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는 기록이다.



<주말마다 육아하는 할머니>는 그래서 특별하다. 이 책은 힘들고 버거운 조부모 육아를 "희생"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를 잇는 사랑,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활력으로 해석한다.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보내는 날들은 '돌봄'의 무게를 넘어 '행복'의 기록이 된다.



책장을 덮은 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언젠가 내게도 손주가 찾아온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 '힘들지만 행복하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고단함 너머에 있는 기쁨을 나 또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조부모 육아의 현실과 노하우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 실제로 손주를 돌보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둘째, 부모 세대가 읽는다면 조부모의 헌신과 고단함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손주 세대를 맞이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다가올 미래를 미리 그려보게 하고,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는 세대를 잇는 사랑의 기록이다. 쌍둥이 손자를 통해 '행복의 정의'를 새롭게 발견한 저자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아이들의 웃음이 울려 퍼지는 주말, 그것은 단순한 소란스러움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임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68065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부에 들기름 한 방울, 여행 피로 날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