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30분, 7살 10살이 집안으로 입장 하는 순간, 간간히 죽을 똥 살 똥 겨우 해놓은 정리정돈은 파괴된다. 허물처럼 벗어 논 옷가지와 잡동사니 물건들이 너질러지고 음식물까지 쏟아지면서 방바닥은 폭격을 맞고 아수라장이 된다. 거기다 이 녀석들의 목청은 집안을 가르는 폭음 수준이라 여긴 사랑이 넘치는 전쟁터다. 나는 근래 귀마개를 자주 끼고 산다. 그래도 내 몸을 진동해 오는 이 녀석들의 데시벨은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 녀석들과 웬만해선 겸상을 하지 않는다. 밥 먹다 속 뒤집히는 일이 다반사다.
신나게 몸장난, 말씨름을 지겹게 해대면서 결국 그 중 한 놈은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쪼르르 달려와서 나에게 자기 편이 돼달라고 졸라된다. 나의 정신 상태는 공명정대하게 좌뇌와 우뇌 1/2 정신분열로 간다. 태생적으로 정신 분열 상태였나 보다. 솔로몬은 아기를 반으로 잘라 나누라고 판결했다던데 나는 몬스터가 되어 포효한다. 사자후는 바로 이런 것이란다. 배운 적도 없는 복식호흡 발성을 내지르다니 나는 수행 천재다. 윗집, 아랫집 듣지 못한 자가 없다.
미간에 새겨진 내 천川 자를 보면서 내년에는 보톡스든 필러든 찔러야겠다는 고민을 해본다. 차라리 내 천川자 말고 참을 인忍자가 이마에 새겨지면 좋겠다. 10, 9. 8, 7. 6, 5, 4, 3, 2, 1, 반의 반, 반의 반의 반! 참다, 참다 못해 내 목소리는 장군님이 되어 세상 우렁차게 호령하고 만다. '곧 엄마 폭발한다, 으아아악!!!' 알려주는 알람 경보기가 마빡에 딱 새겨져서 이 녀석들 알아서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한 획수 씩 이마에 그어져 발광하는 참을 忍의 게이지(7획수 밖에 안된다). 상상해 보건데 참 살벌하고 우끼다. 우아함, 고상함의 아우라가 없는 엄마의 성질머리, 엄마의 인격, 그래 엄마의 점수는.....60초 후에 공개합니다.
사실은 부끄럽지만 들 된 어질 인仁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며, 어서 내게로 오너라. 으휴, 이 왠수들아.
내가 이 녀석들과 잘 지내는 방법(?) 중 하나는 회피성 유머다.
귀마개까지 끼고 사는 엄마는 불통의 통치력으로 오늘 하루도 무사히 피해가려고 꼼수를 부린다.
"엄마 제 말을 왜 안들어요?"
말은 무거우니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아니 사람인데
"아니, 그게 아니라고요!"
응 밖 아니고 안이야.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인간 소리다. or 엄마 소리다.
"그게 어쩌구 저쩌구.!이렇게 하란 말야, 오빠!!!"
응, 도움 안되서 고마워, 잘가or 저리가~(아주 발랄하게 얘기하는게 포인트)
"너 밥 먹다 뭐하는거야!?(으으윽....!! 부글부글)"
살아있는대요!
꼬물거리는 귀여움도 사라지고, 둘째 녀석은 곧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이 녀석들 말 대답도 곧잘 하고 어디서 배워왔는지 말도 안되는 욕은 기가 막히게 실전용으로 장착하고 있다. 말랑말랑한 녀석들 울퉁불퉁하게 키우지 말아야지. 솔로몬스터 엄마는 작은 괴물 2마리와 인간인 척 살아있다.
"엄마, 이것 봐요!! 근데 괴생명체가 바닷가에 발견이 됐대요! 유튜브에 나왔어요!"
그런 것 좀 그만 봐!!!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