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탄생> 감상문

대니얼 네틀 지음

by Rx

이 글을 쓰는 이는 누구인가?


외향성 낮음 32점

신경성 중간 73점

성실성 중간 50점

친화성 중하 46점

개방성 중하 71점


※검사 결과 책에 제공된 [p31 성격진단표]와 [Big5 성격검사 : 카카오같이가치 (kakao.com)] 결과치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좀더 많은 문항의 개수로 볼때 후자가 신빙성있는 지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꼴 값한다'는 말은 단순히 잘생긴 그들의 바람끼를 비난할 때 쓰는 말이 아니었다. 저자는 유전자의 꼴이 외모 뿐 아니라 성격도 형성한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성격을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의 다섯가지 범주화하여 이 성격 특성을 진화론에 의거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갈라파고스군도의 핀치새, 공작새, 구피, 쥐, 박새, 물벼룩, 일란성 쌍둥이, 이란성 쌍둥이, 여러 인물 사례 까지 등장해 읽는 내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나의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 놓았다. 이 책이 쏟아내는 밀도있는 지식과 과학적 검증 방법 속에서 나는 한참을 헤맸다. 나의 낮은 외향성, 낮은 친화성을 실감했다. 지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나를 어처구니없이 인정하면서 사는 나는 이 책에 현기증이 났다. 독서 소식, 편식가의 체력은 방대하고 입체적인 과학적 논증 과정을 소화시키기엔 눈의 고통이 따랐다. 험난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 나의 성실성 수치를 증명해 냈다. 결론은 간단했다. 본질적으로 절대적으로 옳고 절대적으로 나쁜 수준의 성격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이 가진 의미와 장단점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삶을 선택을 하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모든 성격 특성에는 혜택과 비용이라는 장단점이 있고, 모두 다른 성격이 종족 번식과 생존을 위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이론이 인상적이었다. 한 세상 살아가면서 '나 좀 잘 살아보자'하는 이 행복추구의 생존욕구는 현실의 삶에서 엉뚱하게 발현된다. 인생의 강력하고, 혼란스럽고, 애매모호한 그 순간들을 마주할 때 결국 꼴리대로 사는 꼬라지가 유전적 천성때문이라니! 나의 신경성 수치가 상승함이 느껴진다. 유전자 변형체로 형성된 성격에 상황조성이라는 늪에 빠져 이런 식으로 나는 나답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니. 인간이 유전자 전달 매개체에 불과하다는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이 복합돼 이해가 된다. 성격도 진화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생애 죽어서 윤회를 해나 고민이 된다. 이런 황당한 사후계획은 나의 개방성을 보여준다.


동양에서는 그 사람의 천성적 기질을 음양오행의 원리를 이용해 사주팔자로 풀어 설명한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인간은 제 모습 제가 어쩌질 못해 머리 싸매고 사는게 분명하다. 우린 짧은 인생 참 애쓴다.

있는 그대로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빛의 스펙트럼 안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고작 가시광선 뿐이다. 성격의 스펙트럼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사람을 유형화하여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알려고 들고, 알다보면 또 알게되는 과학이 갖고 있는 생각 교정의 힘을 빌려 오늘 나를 탐구해 봤다. 나의 결론은 책과 달리 이렇다. 나는 쉽게 정의되지 않는 여자다.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 한 줄 알아?


나는 내 성격을 고치고 싶다. 내가 사랑받지 못했던 이유는 "지 애비 닮아서"였다. 오직 나이기에, 바로 나이기에 사랑받고 싶었다. 그러나 나도 나를 온전히 사랑 할 수가 없었다. 많은 일들을 거치면서 나는 깍여졌는지, 되려 모가 났는지 살펴본다. 나 자신 만큼은 "사람 안변해"라는 말로 일그러진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아무리 괴물같아도 어떤 구석 하나 쯤은 사랑스럽지 않을까. 내 삶에 신의 한 수가 닿기를 매일 기도 한다. 행동유전학에 근거한다면 인간사 역시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자연선택으로 도태될 아집은 버릴 수 있고 방황선택으로 걸러진 지혜로운 연륜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유전자 조작이 아닐까, 나는 이렇게 나의 신이론을 주장해 본다. 내 유전적 성격에 사랑스러운 돌연변이가 발현되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결국 백신을 맞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