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장 사랑하는 친구에게
안녕,
요즘 문득 네 생각을 자주 했어. 그냥 조용히 마음 한쪽에서 네 이름이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었어.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내 마음속에 아직 정리되지 않은 어떤 감정들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어,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용기 내어,
글로 내 마음을 전해야겠다 생각했지.
내 방식대로 존중하고 잘 정돈해 보고 싶은 마음이야.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은
내게 정말 소중하고 비교할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 시간 속에 나는 정말 많이 웃고, 또 위로받았고
무엇보다 '나는 누군가의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그런 소중한
마음과 가치들을 배웠어.
내가 많이 지치고 외로웠던 시기에
너는 내게 너무 의지되는 사람이었고, '아무도 내 편이 아니어도 너는 내 편이야'라는 믿음이 내 일상을 버티게도 해줬던 거 같아.
그래서 그랬는지,
어느 순간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렸을 때
내 마음도 함께 많이 흔들렸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어떤 상황 하나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쌓여온 작은 서운함 들과 내가 미처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서로 오해처럼 엉켜 있었던 거 같아.
그리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너에게 마음을 닫았던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
그 부분은 미안해, 돌아보면 내가 잘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었구나 하고 생각해.
이 글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야.
그보다는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내 방식대로 존중하고 잘 정돈해 보고 싶은 마음이야.
나는 너에게 정말 좋은 친구이고 싶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네 편이 되어주고 싶었어.
그 마음은 지금까지도 내 안에 남아 있기도 하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거 같아.
이 글을 쓰기까지 2년이나 흘렀네, 더 조심스럽다.
근데 이 글은 나의 용기이고 사랑이고 또 기도야.
혹시 이 마음이 너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알고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진심을 담아 전하고 싶었어.
내가 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지금 이 글이, 무언가를 '끝내자'는 의미로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안에 남아 있던 말들을 조용히, 진심을 담아 꺼내고 싶었을 뿐이야.
너도 네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야.
네 삶이 늘 평안하고 건강하게 이어지기를,
네가 너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기를 기도할게.
내 마음이 어떻게 닿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진심은 통하니까,
마침표로 두고 싶지는 않아. 훗날 그리고 곧 언젠가 다시 보자.
너 말이야,
내가 정말 깊이 응원해. 벅차게 응원해 이런 순간에도 말이야,
웃기지 참, 갑자기 눈물이 난다.
꼭 말해주고 싶었어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