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값이 없다.
그 말을 처음 들은 건 돌아가신 아버지 입에서였다. 아버지는 타워크레인 설치 기사였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전날 먹은 술 기운이 가시지도 않은 상태로 출근을 하셨다. 그렇게 지상에서 수십 미터를 올라가던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올라갈수록 도시는 작아졌다. 도로가 실처럼 가늘어졌고, 사람들은 점이 됐고, 아파트 현장은 뼈대만 남은 거대한 새장처럼 보였다고 했다.
땅은 비쌌다. 땅은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좁은 땅에서 위로 올라가기로 했고, 그 결정이 아버지를 필요로 했다.
아버지는 철을 들어 올렸다. 자재를 들어 올렸다. 층이 하나 올라갈 때마다 아버지도 크레인과 함께 위로 이동했다. 1층, 5층, 10층, 25층. 아버지가 올라간 만큼 건물이 올라갔다. 아버지가 올라간 만큼 분양가도 올라갔다.
반비례였다. 층이 높아질수록 아버지의 일당은 그 높이와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
나는 한 번도 아버지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저기 꼭대기에서 내려다볼 때 어떤 기분이냐고. 자신이 올린 층수가 자신과 점점 상관없어지는 걸 느꼈냐고.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안에서 살 수 없는 곳이 되어가는 걸 알았냐고.
아버지는 은퇴하고 6식구가 살기에는 조금 좁은 빌라에서 사셨다. 5층도 아니고 25층도 아닌 곳에서. 창문 밖으로는 아버지가 평생 올린 아파트들이 잘 보였다. 한번은 아버지가 그 창문 앞에 서서 오래 바라보셨다. 내가 기억하는 건 그 뒷모습이다.
아버지는 살아 생전 아파트에서 사는 것을 한사코 반대했다. 나는 지금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파트가 싫었던 건지. 높이가 싫었던 건지. 아니면 자신이 올려놓은 것들이 자신과 점점 상관없어지는 게 보여서, 그 안에 들어가 사는 건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건지.
하늘 값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늘에 값을 매긴 건 누구인가.
아버지는 끝내 아파트에 살지 않았다. 그것이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그 대답을 다 읽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