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가 좋다는 말을 왜 이렇게 오래 못 했을까

by simon

평일 아침, 아무도 없는 부엌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창문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밤과 새벽 사이, 세상이 깨어나기 전의 그 짧은 틈. 나는 이 고요를 꽤 오랫동안 좋아해왔다.


그때 문득,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외롭지 않아?"

잠깐 생각해봤지만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혼자인 게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성격 탓인지 나는 외롭다는 감각이 어떤 건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대 때는 혼자 밥을 먹는 게 꺼려졌었다. 주말 카페에 혼자 앉아 있으면 왠지 설명이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 어색함이 언제 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 주변 시선이 그냥 배경이 되어버렸고 혼자인 내가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 세상은 여전히 나에게 납득을 요구한다.


당연히 결혼 했을 거라는 전제를 깔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 비혼주의냐고 묻는 사람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좀 더 돌려서, 능력의 문제인지를 슬쩍 건드리기도 한다. 몇 년을 그런 질문 공세를 받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서 넘기는 법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게 편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익숙해진 것이다.


그냥 혼자인 게 좋아요.

이 말을 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혼자일 때만 들리는 나의 목소리가 있다. 타인에게 맞추느라 조금씩 내려놓았던 것들, 그걸 다시 돌려 받는 시간이 있다. 혼자 늙어가는 것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두렵지 않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괜찮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다는 뜻이다.


혼자이고 싶을때, 그건 도망일까 아니면 나에게 돌아오는 길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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