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언제나 누구나

휴학생 일기 4

by mina

어느 날, 평소처럼 알바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한 손님이 혼자 오셔서 맥주를 추천해 달라하셨다.

조금은 비싸지만 더 씁쓸하고 쌉쌀한 라거를 추천해 드렸다.

나는 다른 라거보다 맛있을 거라고 말씀드리며 가져다 드렸다.


손님은 그냥 집에는 가기 싫어서 잠깐 매장에 들렀다고 이야기를 건네셨다.

"근데 저번에 여기 왔었는데 좀 비싸던데요?"

"네 ㅎㅎ.. 다른 매장보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에요 ㅎㅎ"

하며 스몰토크를 했다.

사실 바로 위에 스피커가 있어 잘 안 들렸지만

대충 밥 먹으면서 소주 한잔 하시고 집에는 들어가기 싫어서 왔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집에 가면 외로워요"

"우리 아들은 일본 가고, 다들 이제 각자 생활하니까.."


취하셨는지 두 번째 맥주를 가져다 드릴 때도

외롭다는 말과 함께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난 속으로 " 아 정말 외로우시구나..."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외로움'은 누구나 또 언제나 찾아오는 감정인 것 같다.

근데 사람들은 그게 자기만 느끼고 있다고 착각한다.

나도 그랬다.


나는 공허하고 외로웠을 때 무엇으로 감정들을 채웠는지 떠올려보았다.

첫 번째는 강아지의 사랑이었다.

사랑은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애인이 없는 나는 그 사랑을 강아지가 채워주었다.

키운 건 아니고 갑자기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외로움이 밀려와도 반려견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근데 손님은 강아지를 싫어하신다고 하신다.

(사실 우리 아빠도 싫다고 하셨지만 나중에 분양 보냈을 때 가장 슬퍼하셨다.)

두 번째는 요리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것 같다.

집에 있으면 엄마가 차려주는 밥만 먹는다.

잡지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인터뷰를 했던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운영 중이신 대표님은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특히 요리하면서 즐거움을 배울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간단하지만 맛있는 나만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엊그저께는 불린 미역이 있길래 유튜브에 검색해서 미역국을 해보았다.

요리하는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만의 취향이 담긴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간을 보고 조미료를 추가하는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나는 짜게 먹는 편이라 간장을 조금 많이 넣었더니 가족들이 미역국 색깔 왜 이렇게 노랗냐는 질문을 받았다 ㅎ)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손님은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네시면서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사색에 잠기다 나갈 때도 계속 고맙다는 말만 하시며 나가셨다.


'외로움'은 우리에게 뜻하지 않게 갑자기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없어진다 한들 또다시 다시 만나러 올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일 수는 있지만 나는 좋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나'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성장하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 때 자문자답도 유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때론 그 순간을 다른 것으로 회피하지 말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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