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서울-기자간담회 후폭풍

슈베르트가 보낸 편지

by 황선형

2027. 11. 서울


기자간담회 직후, 슈베르티아데 코리아 사무실엔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냐?”, “증명해 봐라.”, “나도 슈베르트 편지 가지고 있다.” 특히 유럽 언론의 반응은 격렬했다. 자신들이 가져야 할 역사적 특권을 서울에 빼앗겼다는 분노였다. 그건 단순한 의심이 아닌, 역사적 자부심에 상처 입은 시샘이었다.


소라 : 회장님,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건 정말 상상을 넘어요.


민철 : 맞아요.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우리 입장은 꽤 곤란했을 겁니다.


이러한 사태를 미리 예감한 민철은 몇 달 전부터 대비에 들어갔다. 사무장 태유에게 특명을 내려 빈으로 급히 출장을 보내 감정 절차를 밟게 했던 것이다. 슈베르트의 친필 편지와 악보가 진품인지 확인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했다. 필체 감정, 그리고 종이 분석. 그리고 한 달 후, 빈에서 도착한 감정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분석 결과, 필체는 슈베르트의 자필과 완벽히 일치하며, 악보는 19세기 초 빈 일대에서 베토벤과 모차르트 같은 작곡가들이 사용하던 트라트너 가문의 고급 음악용지와 동일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감정 전문가의 인터뷰 영상도 도착했다.


소라 : 회장님, 이제 이 감정서와 인터뷰 영상, 언론에 배포할까요?


민철 : 그렇게 하죠. 의혹이 확산되기 전에 명확한 입장을 공식화해야 합니다.


소라 : 네, 최대한 빨리 배포하겠습니다.


감정 결과가 공개되자, 사태는 다소 진정되었다. 하지만 유럽 쪽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슈베르트의 고향이 아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이 그의 미완성 교향곡의 결정적 단서를 손에 넣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먼 도시에서 슈베르트의 마지막 흔적이 드러났다는 사실이, 그들에겐 여전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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