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마블아치(Marble Arch)
우리 동네, 마블아치(Marble Arch)
내가 런던에서 살게 된 곳은 마블아치(Marble Arch) 지역에 위치한 Park West라는 아파트였다. 우리 부부는 영국 한인 커뮤니티 웹사이트 '영국사랑'을 통해 1년가량 집을 비우게 된 한국인 커플의 아파트를 서브리스 할 수 있었는데 유틸리티 비용 포함, 가구들이 갖추어진 방 2개, 화장실 1개 딸린 아파트에 달마다 2300파운드(약 400만 원)를 지불했다. 런던 렌트 값이 워낙 비싼 데다가 마블아치가 런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다 보니 부담이 되는 가격대였지만 매일 홀본(Holborn)에 위치한 어학원을 가기 위해 최대한 가까운 지역으로 찾다 보니 그만한 선택지도 없었다.
Park West 아파트는 이슬람 거리로 불리는 Edgware Rd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아랍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처음엔 이슬람 사람들과 이슬람 거리의 풍경이 낯설고 특히 밤늦게까지 동네 식당에서 물담배를 피우는 아랍인들은 좀 무서워 보이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졌다. 게다가 그 동네 사는 아랍인들은 보통 다들 부자라고 하던데, 누군가는 말하길 내가 그들을 무서워할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무서워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튼 이 동네가 비싸긴 했지만 바로 앞에는 하이드 파크가 있고 옆으로는 말리본, 메이페어, 소호가 쭉 이어지는 런던의 중심에 위치해서 살기는 참 좋았다. 하이드 파크, 코벤트 가든, 리버티 백화점 등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를 집에서 맘껏 걸어 다닐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집 앞에는 Waitrose, Tesco, Sains bury's까지 마켓들이 종류별로 다 있고, 스타벅스, 맥도널드는 물론이고 카페와 음식점들까지 많았으니 여러모로 편리했다.
즐겨가던 마트, 웨이트로즈(Waitrose)
특히 마트의 경우, 우리 부부는 보통(혹은 자주) 웨이트로즈(Waitrose)에 갔는데, 웨이트로즈는 영국의 고가형 마트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영국은 상대적으로 마트 제품들이 저렴하기도 하고, 그곳에선 한국인으로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유럽의 다양한 상품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다. 빵, 과일, 고기, 유제품, 냉동식품, 어느 것도 빠지지 않고 고퀄리티의 여러 옵션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특히 와이프가 그 마트를 좋아했고, 나는 마트를 갈 때마다 (급여가 끊긴 휴직자의 입장에서) 생활비에 대한 현타가 오곤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마트 구경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추천하는 카페, 쏘프렌치(SO FRENCH)
그리고 우리 부부가 동네에서 즐겨가던 곳을 한 곳 추천하자면 쏘프렌치(SO FRENCH)라는 작은 카페였다. 이곳은 프렌치 남성 두 분이 운영하는 정통 프랑스 카페인데 크루아상, 페이스트리 등의 빵이 특히 맛있었다. 와이프 말로는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온 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빵이 그렇게 맛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빵 종류뿐만 아니라 커피와 오믈렛 같은 브런치 메뉴도 다 맛있어서 실제 동네 주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었다. 때문에 관광객이 아닌 런던의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는 카페를 가보고 싶은 분에게는 이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