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y Soul Jul 14. 2024

16. 런던 데이트:  플라워 마켓과 꽃을 든 남자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 데이트 코스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

일요일을 맞아 아내와 플라워 마켓을 가기로 했다.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은 일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열리기 때문에 아침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플라워 마켓이란 한국으로 따지면 꽃시장인데,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아내와 같이 꽃시장에 간 적이 있었나 싶다. 런던에 오고는 여기저기 아내가 가자는 곳에 다 따라가다 보니 아내가 참 좋아했다. 그런 아내 모습을 보면서 조금 미안하기도 했고, 나 또한 우리 부부가 함께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좋다는 생각도 했다. 플라워 마켓에서 아내는 꽃을 많이 샀는데 집에 꽂아 둘 예쁜 꽃들을 양손에 들고선 굉장히 흐뭇해했다. 우리가 관광객이었다면 아마 구경만 하고 왔을 텐데, 한가득 꽃을 든 아내를 보니 확실히 우리가 런던에 사는 사람이구나 실감이 났다.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Colombia Road Shops & Flower Market)
콜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Colombia Road Shops & Flower Market)

한국과 달리 런던에서는 웨이트로즈나 세인즈버리와 같은 동네마트에서도 쉽게 꽃을 살 수 있었다. 그만큼 여기 사람들은 꽃을 매우 가까이하는데, 특히 내 눈엔 아내와 함께 오거나 혼자서 플라워 마켓에 나온 런던 아저씨들이 눈에 들어왔다. 런던에 살면서 꽃을 사가는 아저씨들을 거리에서 많이 봤는데, 대부분은 포장 안 된 생꽃들을 사가곤 했다. 이와 다르게 한국에서 남자들이 꽃을 사는 경우는 여자친구나 아내 선물 용도인데, 그래서인지 한국에선 남자들이 들고 있는 꽃 대부분이 예쁘게 포장된 꽃이었다. 한국 남자에게 꽃이란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이라면 런던 남자에게 꽃이란 자기 자신을 위한 만족이 아닐까. 마트에서 꽃을 사서 집에 꽂아둘 줄 아는 아저씨, 그 꽃을 보면서 기분전환 할 줄 아는 아저씨, 추측이긴 하지만 그러한 감성을 지녔을 것 같은 저 런던 아저씨들이 오늘따라 더 로맨틱하게 느껴졌다.


포피스 피시앤칩스 & 브릭레인 베이글 베이크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유명한 베이글 집, 브릭레인 베이글 베이크에 들렀다. 하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 이곳은 솔트비프 베이글과 훈제연어 크림치즈가 베스트 메뉴라고 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음식점 줄 서는 것을 싫어해서 자리를 옮겨 런던에서 유명한 포피스 피시앤칩스로 갔다. 영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피시앤칩스인데, 그중에서도 포피스는 피시앤칩스 레스토랑 중 가장 역사가 길고 유명한 곳 중 하나다. 참고로, 피시앤칩스는 보통 대구(Cod)나 해덕(Haddock) 중에 고르는데 맛에 큰 차이는 없으니 결정하는데 부담 갖지 말기를 바라고 사이즈도 본인이 대한민국 평균 정도라면 레귤러 사이즈면 충분하다. 내가 런던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시앤칩스를 자주 먹게 되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소금과 후추만 조금 뿌려서 먹는 그 심심한 생선 맛이 점점 좋아진다.

브릭레인 베이글 베이크(Brick Lane Beigle Bake)
포피스 피시앤칩스(Poppie's Fish & Chips)


나가레 커피(Nagare Coffee)

마지막으로는 나가레 커피(Nagare Coffee)에 들러 커피 한 잔. 카페 간판으로는 과거의 다른 상호가 쓰여 있는 나가레 커피는 구글 평점 4.8점을 자랑하는 런던에서 유명한 일본식 카페다. 산미 있는 아메리카노와 플랫 화이트를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

나가레 커피 (Nagare Coffee)




매거진의 이전글 15. 현지인 추천 런던 펍(Pub) 2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