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 데이트 코스: 리치먼드 힐, 피터샴 너서리, 리치먼드 리버사이드
런던에서 몇 번이고 찾아간 동네 중 하나가 리치먼드(Richmond)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인데, 많은 사람들은 리치먼드라고 하면 제일 먼저 '리치먼드 파크'를 떠올리지만, 우리 부부는 리치먼드의 다른 장소들을 더 좋아한다. 리치먼드 파크 역시 굉장히 크고 아름다운 공원인데 (심지어 사슴 떼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리치먼드에는 그 외에도 꼭 가봐야 할 멋진 장소들이 많기에... 그래서 소개하는 리치먼드 추천 데이트 코스.
이곳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식물과 그것에 어울리는 앤틱한 소품들이 가득한 정원 센터다. Nursery라는 단어는 '탁아소'라는 뜻 외에도 식물들을 기르고 판매하는 '원예점', '묘목장'의 뜻도 있다고 하는데, 단순히 예쁜 식물들을 보는 것뿐 아니라, 여유로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공간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정원을 찾아가 식물들을 만지고, 소품들을 구경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과 사진을 찍고 함께 커피와 티를 마시는 것, 이런 것들이 피터샴 너서리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이다. 특히 이곳의 카페는 유명한데, 신선한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과 함께 영국식 티타임을 즐기기에 좋다. 크림이 듬뿍 올라간 스콘과 다양한 티 종류가 대표 메뉴인데, 예쁜 정원을 배경으로 영국 사람들 사이에서 느긋하게 즐긴 스콘과 티는 우리 부부의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켜주었다. 또 카페 옆에 위치한 소품샵도 가볼만한데, 피터샴 너서리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아이템들부터 유럽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피터샴 너서리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리치먼드 힐로 이동(걸어서 15분). 이곳은 런던 시내에서는 보기 드문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템즈 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런던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내가 런던에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리치먼드 하면 리치먼드 파크를 떠올리지만, 리치먼드 힐의 전망이야말로 리치먼드의 상징이 아닐까.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뷰와 함께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나는 낮에 주로 갔었는데, 저녁 무렵에 보는 노을 역시 정말 장관이라고 한다.
리치먼드 힐에서의 멋진 전망을 감상한 후, 우리 부부는 리치먼드 리버사이드로 향했다. 리치먼드 힐부터 리버사이드까지도 걸어서 약 10~15분 정도 걸리는데, 위에서 언급한 피터샴에서부터 리치먼드 힐을 거쳐 리버사이드로 걸을 때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템즈 강변을 따라 걸으면 그 뷰가 굉장히 아름답다.
리치먼드 리버사이드에서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데, 구글맵으로만 보더라도 그 잔디밭의 규모가 공원으로 보일 정도로 충분해서 따뜻한 날씨에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리치먼드에 오면 이곳 강가에 잠깐이라도 앉아 여유롭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강 물결을 바라보는 것을 즐긴다. 붐비는 런던 시내에서 벗어나 잠시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특히 일몰 시간에 강을 물들인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센트럴 런던과는 다른 런던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리치먼드의 데이트 코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