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외국인 아티스트의 글로벌 성공과 한국 팬들의 이중적 기대
K-pop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며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문화를 수용하고 K-pop의 글로벌 확장을 이끄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한국화' 과정과 동시에 글로벌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추구할 때, 이중적인 기대와 도전에 직면한다. 한국 팬들은 그들에게 철저한 '한국화'를 요구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독립적으로 성공할 경우 그들을 K-pop의 범주에서 벗어난 존재로 인식하며 지지를 보내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겪는 '타자화'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K-pop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한국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 팬들은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회의 문화적 규범을 따르며, 한국적인 이미지에 맞추어 활동할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들의 우기와 NCT 드림의 런쥔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주목받으며, 한국 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반면, 뉴진스의 하니와 르세라핌의 카즈하는 아직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지만, 한국어를 배우며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본국과 관련된 민감한 정치적, 문화적 이슈를 다룰 때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NCT의 런쥔과 천러는 2021년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한국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 간의 민감한 역사적,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이러한 행동은 반중 정서를 자극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고,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보이콧 움직임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사건은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한국 내에서 활동할 때 문화적 감수성을 얼마나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외국인 아티스트에게 '한국화'란 문화적 배경을 희생하는 과정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진스의 하니는 베트남과 호주 이중국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명절마다 한복을 입고 화보 촬영에 참여하며 한국 관광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국가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활동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블랙핑크의 리사도 마찬가지다. 리사는 데뷔 이후 주로 한국적인 이미지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태국인의 정체성을 솔로 활동에서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K-pop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할 때 한국적인 틀에 맞추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K-pop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 대중은 외국인 아티스트들에게 철저한 '한국화'를 요구하면서도,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문화를 표현하려 할 때는 이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마마무의 블랙페이스 논란은 이러한 문화적 충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17년 마마무는 콘서트에서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를 커버하면서 흑인 분장을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글로벌 팬들, 특히 흑인 팬들은 이를 블랙페이스(Blackface)로 인식하며 인종적 문제를 지적했지만, 많은 한국 대중은 이를 단순한 패러디로 받아들이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 대중이 글로벌 팬들과의 문화적 감수성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의정부 고등학교의 블랙페이스 논란 역시 한국 사회의 인종적 감수성 부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당시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흑인 문화를 비하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많은 한국 대중은 오히려 그를 비난하며 과민반응으로 치부했다. 샘 오취리는 이후 한국에서의 활동을 거의 중단하게 되었고, 이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한국 내에서 겪는 문화적 도전을 잘 보여주는 예시다.
트와이스의 사나 역시 문화적 충돌을 경험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일본 출신인 사나는 2019년 일본의 새로운 연호 '레이와'를 축하하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한국 대중의 강한 반발을 받았다.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와 관련된 민감한 문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지만, 사나는 단순히 자신의 모국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본국의 문화나 정체성을 표현할 때, 한국 대중의 감수성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외국인 아티스트들은 K-pop 그룹 활동에서는 철저히 '한국화'된 모습으로 사랑받는다. 그러나 그들이 글로벌 솔로 아티스트로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할 때, 한국 팬들은 그들과 거리가 멀어지거나 때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K-pop 그룹 활동에서는 한국적인 모습을 받아들였을 때만 인정받지만, 독립적인 활동을 할 때는 '타자화'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리사는 블랙핑크 그룹 활동 중에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할 때는 한국 팬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 레이블 설립 후 솔로 곡들을 선보이고 있는 리사는 태국인이라는 본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신곡들이 전부 글로벌 팬 타깃의 영어 가사라는 점 등에서 한국 팬들이 생각하는 K-pop과는 멀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솔로 활동에 대해 블랙핑크 활동 때보다는 훨씬 더 냉정하고 엄격한 한국 팬들의 피드백과 평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한국 팬들이 외국인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성공을 '타자화'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잭슨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는 GOT7 멤버로 활동할 때는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국 팬들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특히 친중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한국 팬들은 그를 더 이상 K-pop 스타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는외국인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으로 성공하려 할 때 한국 팬들의 이중적 태도와 '타자화'를 경험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K-pop이 글로벌 음악 장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K-pop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는 K-pop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우리의 필요를 위해 외국인 아티스트들을 영입했으며, 그들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할 때, 한국 팬들이 일방적으로 한국화만을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특히 K-pop 그룹의 성공에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중요한 기여를 했다면, 그들은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독립적인 성공을 인정받아야 한다. 단순히 한국적인 틀에 맞춰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만의 정체성과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K-pop의 일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아티스트를 향한 '타자화'는 단순히 K-pop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고, 한국 팬들이 외국인 아티스트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와 존중을 가질 필요가 있는 부분일 수도 있다. 최근 리사는 2024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ROCKSTAR'라는 솔로곡으로 Best K-Pop 부문 상을 받았다. K-pop 인기 그룹 출신의 태국인 아티스트가 선보인, 곡 전체가 영어 가사고 태국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인 솔로곡이 올해의 Best K-Pop이 된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은 K-pop의 범주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의 입장과 그들의 성공을 더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글로벌 장르로서 K-pop의 성공과 성장을 위해서는 그들의 기여를 존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외국인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K-pop을 사랑하는 수많은 글로벌 팬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NwoQODmZ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