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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Apr 12. 2024

시집

내 손끝이 당신을 더듬는다.
가볍게 닿기를 바랐다가,
깊게 닿았기를 바란다.

나의 손끝에 닿은 활자가
내 피부와 혈관을 타고
나의 심장에 닿아,
가장 뜨거운 숨결로
당신 위를 뒤덮고 싶다.

나는, 당신의 꿈을 마시는 탐욕스런 독자.
나는, 당신의 사랑을 삼키는 게걸스런 독자.

끓는 가슴으로,
당신의 말을 읽고,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당신의 세계에 닿고 싶다.

내 눈에 당신의 이야기를 보여줘,
내 귀에 당신의 울림을 채워줘,
당신의 부드러운 여백에서 시작해
바삭거리는 활자들 속에서 헤엄칠
내 영혼을 위해,
첫 글자를 보여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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