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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Apr 14. 2024

삼문강 안개 위

삼문강을  

지나던 기차가  

안개를 보고선 멈춰 선다.  


기차 창 너머  

잔잔한 안개 위,  

이슬 젖은 푸르름이  

삼문강을 부드럽게 울려  

과열된 엔진을 식히자, 기차는  

안도의 숨결을 내뿜는다.  


"더는  

뜨겁게  

달려 나가지  

않아도, 괜찮아."  


기차는 숨 가쁜  

지난날들의 무게를  

안갯속에 내려놓으며,

차가운 그 손길에 몸을 맡겨

새로운 새벽을 가득 끌어안는다.


고요한 삼문강 안개 위,  

탈 듯 뜨거웠던 엔진은  

세상의 속도를 잊어버린  

휴식을 드디어 마주한다.  


이제 햇살은  

은은히 삼문강을 비춰


반짝이는 윤슬은  

지친 바퀴를 어루만지고,

시간조차  

천천히 흘러,  

잔잔한 물결이 된다.  


"그래,  

이제 더는  

뜨겁지 않아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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