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문강을
지나던 기차가
안개를 보고선 멈춰 선다.
기차 창 너머
잔잔한 안개 위,
이슬 젖은 푸르름이
삼문강을 부드럽게 울려
과열된 엔진을 식히자, 기차는
안도의 숨결을 내뿜는다.
"더는
뜨겁게
달려 나가지
않아도, 괜찮아."
기차는 숨 가쁜
지난날들의 무게를
안갯속에 내려놓으며,
차가운 그 손길에 몸을 맡겨
새로운 새벽을 가득 끌어안는다.
고요한 삼문강 안개 위,
탈 듯 뜨거웠던 엔진은
세상의 속도를 잊어버린
휴식을 드디어 마주한다.
이제 햇살은
은은히 삼문강을 비춰
반짝이는 윤슬은
지친 바퀴를 어루만지고,
시간조차
천천히 흘러,
잔잔한 물결이 된다.
"그래,
이제 더는
뜨겁지 않아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