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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Apr 16. 2024

작가지망생

윤동주의
서시를 읊조리다
괜히
내 시가 부끄럽다.

빛바랜 구절이 초라해 보여
여기서 이 단어, 저기서 저 단어
주워 모아 오려 붙이니,
이건 웬걸, 더 엉망이 되었네.

행과열을
다시맞춰
국어사전
뒤지다가

아휴,
내가 무슨 시인이라고.
따라 할 수 없는데,
왜 자꾸 그럴까?

부끄러워
붉어진
내 얼굴에

화가 난
내 시들이
속삭거린다.

'야,
넌 내가
증말!
부끄럽냐?'

아니,
그건 아니야.
그냥 난 네가
더 반짝 빛날 수 있을까 하고..

시가 손사래를 치며,

'네 손끝에서 태어난 나,
아직은 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했지.

날 가꾸어줘,
진심을 담아 바라봐줘,
네 감정의 빛으로 날 비춰줘.

너의 진심이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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