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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Apr 16. 2024

뱃살의 외침

하굣길, 내 가슴속 깊은 공허함을 

부서진 치즈케이크 조각으로 채웠어. 

그 조각들 위로 달콤한 생크림이 

천천히 흘러내리며 바삭거림을 감싸, 

마법처럼 달달함이 절정에 달했을 때, 

혀끝에 닿은 생크림은 눈녹듯 사라져 

내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참고서가 

달콤함의 끝맛을 쓸쓸함으로 바꾸어 

내 입안을 쓴 맛으로 가득 채웠지. 


숨통을 조이는, 지겨운 문제집과 시험들에 

치즈가 바스라지듯, 내 마음도 바삭거리며, 

꽉 조이던 허리띠는 숨이 막혀 터져버렸고, 

지쳐버린 교복 치마의 단추가 힘없이 떨어졌어. 

나를 달래던 치즈케이크가, 

"이제, 제발 그만하라" 며 눈물 흘리듯 소리쳤어. 


비명 지르는 허리띠 속에서도, 

내 허기는 멈출 줄 모르고, 

내 가슴은 더욱 굶주리다고 외치는데, 


잠깐의 달콤함에  

비워지고 무거워진 

뱃살이 나에게 비명을 질렀어.


 "제발, 너, 이제 그만! 

그만 슬퍼해! 

그만 미워해!! 

그만 외로워해!!! 

BMI 25가 넘으려 하잖아!!!" 


조심해, 나를, (Beware My Impact) 

너의 가장 깊은 곳을 용감하게 바라봐, (Braving My Innermost)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마음은 계속해서 나아갈 거야. 

네 마음은 계.속해서 나아갈 거야... 

네 마음은 계.속.해서 나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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