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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May 14. 2024

좋소의 아침체조

좋다, 좋소! 

위에서 아래로, 앞에서 뒤로 

활기찬 국민체조 음악 속에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몸이 

덩실덩실, 마음은 무겁다.


집단의 규율이 억지의 율동이 되어

다 함께 분주한 하루를 시작해 본다.


분명! 계약서에 출근시간은 9시인데 

8시 55분부터 춤추려면, 

난 30분 더 일찍 버스 타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앞에서 뒤로 

빙글빙글 돌아서 손뼉을 짝짝! 

군더더기 없는 칼군무가

'하. 하. 하' 얼음 웃음으로 

잠자던 내면의 고단함을 일깨운다. 


출근의 리듬 속에 사라진 웃음과 

모두를 위한 규율 뒤에 감춰진 고독, 

손과 발의 억지 움직임에 가려진 

조용한 탄식은 후우~ 연기가 되어 

이렇게 좋소의 하루는 이어진다.


규율의 율동 속에 흐르는 강박, 

활기찬 음악 뒤에 감춰진 슬픔이 

또 하루를 가득 채워 실어 나른다. 


채워지는 건 일상의 지침뿐, 

국민체조 뒤에 감춰진 

내면의 무거운 발걸음은 

하루를 채우는 또 하나의 무게.


분주한 하루 끝, 내일의 체조를 생각하며 

또 한 번 내면의 침묵을 가득 채워 

억지 율동의 리듬 속으로 돌아간다. 

지나간 하루의 피로가 무거운 머리로 남아 



이러니 


어찌 아니 얼어서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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