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가느다란 은빛 물결임에도 수은처럼 짙어서
깊은 어둠 속에 무겁게 가라앉아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으로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무엇을 두었는지
차라리 모르고 말 일이다.
모르겠다.
별들의 깜박임인가?
바람의 속삭임인가?
아니다, 저 속엔
퀴리부인의 라듐과 폴로듐은
그녀를 천재로 추앙했지만,
그것들은 그녀의 골수를 잠식해
손끝에서 곰팡이처럼 번져가
쾌쾌히 썩어가는 동치미 냄새로 그곳에 스며들었을 걸?
돌아서니
여전히 모르겠다.
저 그늘진 곳에 숨겨진
기억의 파편들,
낯선 꿈의 조각들!
아직도 모르겠다.
영영 모를 것이다,
도무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영영 모를 것이다,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무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