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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May 02. 2024

부끄럽네

부끄럽네

이런 시들을

세상에 내놓다니.   

  

진짜 욕은 아니지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욕을 해버리다니.   

  

민망하게

쉽게 쓰인다고

마구 써버리다니.     



난 


배려도,


눈치도 없고


낄끼빠빠가 안되.     



앞만 보고

뒤는 돌아보지 않는

생기고 멍

청       한 경주마.     


 

1등을 해서

기쁨을 줄 것도 아니면서

그저 흥이 나서 달리기만 하다니.     



차라리 없


던 일이 됐으면.



그런데 난 나의 갈귀를 미워하지 않아.     



먼저 뛰어가는 말들에게

같이 손잡고 가자고 하는

내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네.   

  

내 행동과 생각,

그저 스쳐가는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같았지,     


이제 그 깃발이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지,

어디서 왔는지,

한 번 되돌아보려 해.     



그래도 날 미워하지 않아.

가끔 뒤돌아가서 나를 이해할 거야.



앞, 으로 가다가
뒤, 으로 가다가



왔다갔다하더라도

이 길을 떠나진 않을꺼야.



언젠가 정말로 사라질 날 



끝  까지 


미  워하고 


사  랑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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