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네
이런 시들을
세상에 내놓다니.
진짜 욕은 아니지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욕을 해버리다니.
민망하게
쉽게 쓰인다고
마구 써버리다니.
난
배려도,
눈치도 없고
낄끼빠빠가 안되.
앞만 보고
뒤는 돌아보지 않는
못
생기고 멍
청 한 경주마.
1등을 해서
기쁨을 줄 것도 아니면서
그저 흥이 나서 달리기만 하다니.
차라리 없
던 일이 됐으면.
그런데 난 나의 갈귀를 미워하지 않아.
먼저 뛰어가는 말들에게
같이 손잡고 가자고 하는
내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네.
내 행동과 생각,
그저 스쳐가는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같았지,
이제 그 깃발이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지,
어디서 왔는지,
한 번 되돌아보려 해.
그래도 날 미워하지 않아.
가끔 뒤돌아가서 나를 이해할 거야.
앞, 으로 가다가
뒤, 으로 가다가
왔다갔다하더라도
이 길을 떠나진 않을꺼야.
언젠가 정말로 사라질 날
끝 까지
미 워하고
사 랑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