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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May 19. 2024

디지털 터치

Telepresence

수미는 영국인이다. 그러니까 이름을 한글 수미로 적으면 안 된다. Sumi가 정확한 철자다. 그렇지만 수미로 적겠다. 수미는, K-pop에 푹 빠져 한글 이름과 비슷한 이름으로 바꿨기 때문에 그 편을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수미도 당연히 BTS를 통해 K-pop에 입문했고, BTS 팬클럽 아미의 일원이다.


BTS가 이제 데뷔 30주년을 맞아 영국에도 순회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지만, 제일 첫 번째 공연을 놓칠 수 없어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으려 한다.


"하이, 빅스비. 한국행 비행기 티켓 끊어줘."


수미는 한국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핸드폰도 여전히 삼성폰이고 AI도 빅스비를 사용 중이다. 빅스비는 수미의 요구에 응답하며, 티켓 예약 페이지를 띄운다.


"한국행 티켓을 예약합니다. BTS의 첫 공연은 놓칠 수 없죠!" 빅스비가 말한다.


수미는 웃음을 터뜨렸다. 빅스비마저 BTS 팬이라니, 정말 한국은 놀라운 나라야!


그녀의 방 한쪽에는 삼성 갤럭시 태블릿이 놓여 있고, 그 화면 위에 두 손을 올린다. 이 작은 디지털 창을 통해 K-pop의 세계에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스크린 위에 두 손을 올리며,

디지털 코드와 내 글자들이 춤을 춘다.

녹색의 꿈, 푸른 밤의 속삭임,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색깔들.


전혀 무섭지 않아,

이 디지털의 세계에서도,

스크린 너머 너의 존재를 느낄 수 있으니까.

가슴을 열겠어,

너의 빛의 칼날로,  

날 힘껏 찔러줘.


그러면 나의 심장 박동은

디지털 울림과 함께 기쁘게 물결칠 거야.

오히려 좋아,

스크린 속 너에게

조금 더 가까이,  

그냥 너에게로 다가가면 될 듯해.  


내 숨결에 스며드는

그 순간의 영원함 속으로.





수미는 스크린 위에 손을 올린 채, 마치 자신이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 사이를 넘나드는 요정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태블릿 화면에는 BTS의 최신 공연 영상과 다양한 팬 아트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전율이 마치 그녀를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잇는 가교처럼 느끼게 했다.


수미는 순간 깨달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BTS, 그리고 그들과의 연결은 단순한 물리적인 거리를 초월한 것이었다. 이 디지털 세상은 물리적 한계를 넘어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BTS의 음악과 메시지를 통해 진정한 연결을 느낄 수 있었다.





수미는 빅스비에게 말했다.


"빅스비, 내가 이렇게 원격으로도 BTS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워."


"맞아요, 수미님," 빅스비가 대답했다.

"디지털 기술 덕분에 우리는 물리적인 거리와 상관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죠. 이것이 바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의 힘입니다."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수미가 되물었다.


"네, 수미님. 텔레프레즌스는 물리적 거리를 초월해,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고화질 영상, 실시간 음성 통신, 그리고 감각적 피드백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죠."


"정말 그렇군. 나는 지금 여기 영국에 있지만, 이 화면을 통해 한국에서의 BTS 공연을 느낄 수 있어. 마치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수미는 빅스비의 말을 생각하며 태블릿을 바라봤다. 디지털 화면 너머로 펼쳐지는 세상은 그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었다. BTS와의 연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였다.



"빅스비, 그럼 나도 한국에서 공연을 즐기면서 동시에 여기에 있는 친구들과도 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겠지?"


"물론이죠, 수미님.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원격으로도 서로를 느끼고, 경험을 공유하며, 감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수미는 다시 한 번 태블릿 화면을 바라보며, 두 손을 올렸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눈앞에 그렸다. 그녀는 이제 BTS와의 연결을 넘어, 디지털 세계를 통해 전 세계와 연결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꼈다.




"스크린 너머의 너에게 조금 더 가까이..."




수미는 속삭이며, 자신이 한국으로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디지털 터치로 시작된 이 작은 스크린 속의 감정은 이제 현실로 이어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이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빅스비, BTS와 한국을 향한 내 모험, 잘 부탁해!"



빅스비가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수미님. 저는 언제나 당신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수미는 태블릿을 내려놓고, 한국행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채 방을 둘러보았다.




"BTS, 내 마음을 먼저 그곳에 보내놓았어, 곧 거기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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