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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y 19. 2024

앞에 선 독자

월간 북토크 5월호를 발간하며

독자가 저만치 앞에 간다.

그 뒤를 작가는 쫓아간다.


북토크를 하다 보면 이런 장면이 그려진다.


월간 북토크 5월호도 예외 면에서 다르지 않다.


내 책을 앞세우려고 북토크를 하려는데

독자의 눈빛을 마주하자 낯선 여행이 시작된다.


우연성을 떠올리며 에릭 로메르로 갔다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지론인 칠면조론으로 골목을 기웃거린다.


홍상수와 하마구치 류스케의 닮은 점을 나열하다가 쥘 베른의 소설 <스팀 하우스>에서 강철거인의 코끼리가 떠올라 코가 간질간질했다.


독자가 앞에 서고 작가가 그 뒤에 서서 겨우 따라가며 숨을 헐떡인다.


그래요. 독자가 늘 옳았어요


늘 월간 북토크가 패키지 관광상품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한 시간이 지날 무렵 나의 소설로 돌아왔지만 소설과 무관한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공감했다.


감성 노동에 대한 이야기는 감정 노동과 달리 유쾌한 논쟁이었다.


헝가리 국민 시인인 요제프 어틸러를 리스트 곡에 얹어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 19대의 피아노 무대를 올린 에피소드를 구상하게 된 일화를 이야기할 때에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보다 신이 났다.


월간 북토크 5월호에도 굿즈는 있었고 계획에 없었던 경로에서 발견한 풍경과 감동이 있었다.


벌써부터 6월호가 기대된다.

작가가 독자보다 더 그리워하는 게 월간 북토크의 가장 큰 약점이자 장점이다.


다음호에서는 설렘과 떨림에 대해 노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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