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브런치 작가가 되지?
작가신청을 하고,
작가명을 써야지.
글쓰기 경력에 상관없이
작가명은 짧아야 함.
짧아야 별처럼 빛날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기억되기 어려우니까.
한 글자로는 아쉬워,
매미라고 지었더니.
여름밤에만 울어야 될 것 같아
김소이로 바꾸었지.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풀잎처럼,
부드럽게 다가오는 이름으로.
여행은 마치 해외여행만 말하는 것처럼,
작가가 되고 싶은 동기는 생략하고,
무슨 글을 쓰겠다고만 기입함.
이렇게 작가명을 짓는 거야.
의미는 뒤로 하고,
이름만을 앞세우는 그런 방식으로.
내용보다는 제목이
글보다는 작가명이
내 글보다는
내 글에 달린 라이킷 개수가
더 중요해져 버린.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입술의 모양이 더 중요하지.
작가명은 그 사람의 첫인상이니까.
첫인상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그런 세상이니까.
“어디 가서 시원한 맥주나 한잔하죠”
“벌건 대낮에 무슨 소리예요”
“그럼 이따 전화해요, 얘기나 합시다”
"저는 이만, 4번 버스 왔어요"
“이 음란한 사람, 또 읽기만 하려고”
활자 속 사유思惟의 길을 잃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매혹이다.
이름을 정하고,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며,
나는 작가가 된다.
마음속 깊이,
나는 이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