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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l 08. 2024

명랑 잡생각

0757

잘 싸운 싸움은 상대의 뒤통수가 밉지 않다.


날마다 룰렛을 돌린다.


얻어걸리는 기분들이 하루를 통치한다.


욕하면서 사서 읽는 저자가 있다.


사람은 별로인데 그의 글만은 곁에 두고 싶다.


나를 자극하는 것들은 나를 수시로 부끄럽게 해서 기쁘다.


가장 빈곤한 하루는 읽고 쓰지 않는 날이다.


나이가 들수록 달이 바뀌는데 해가 바뀌는 마음과 비슷해진다.


유월의 일이 있고 시월의 일이 있다.


답습하는 것은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공회전하는 것과 같으며 시간의 원리를 몰라서 하는 짓이다.


하고 있는 일들과 해야 할 일들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지금을 달래기 위해 과거를 놓아주기로 했다.


감사한 순간은 가까이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념일에는 불확실한 관계들을 정리하며 자축한다.


생각의 착즙은 하루에 받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겠다.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날에는 글쓰기에 좋은 날이다.


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해야 하는 것은 육체만이 아니다.


태양은 보이지 않는데 건물들이 또렷하고 분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에는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 운동화끈을 처음부터 다시 매기도 한다.


참 희한한 게 비만큼은 안 와도 빌고 너무 와도 빈다.


비를 떠올릴 때마다 간절하게 비는 모습이 자꾸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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