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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Jul 09. 2024

실패의 유혹

그래서 마을에 찾아왔었니?

아르테미스!

숲과 사냥의 여신,

모든 생명의 수호자.

정말 마른하늘에 벼락을 내리치라 했던가?

아니면 전설 속 이야기일 뿐인가?



저장 버튼을 눌렀지.

발행 버튼을 누르려니 손가락이 떨렸어.

그래서 작가의 서랍 속, 먼지 쌓인 원고들 속에 묻혀버렸어.



실패의 유혹,

그 저장 버튼.

나는 두려웠어.

무엇이 두려웠던가.

무엇으로 글을 썼던가.



내 안의 소리를 들었어.

그 목소리는 떨렸고,

그러나 믿음은 강해졌어.



질질 흘리며 끈적이는 그것,

그 잉크!

내 영혼을 적시는 그것.

그 글자들!

그것을 내보이기엔

부끄러웠어.

아니다, 부끄러워 하긴 했던가?



흰 가운을 입고

시를 적으려 했지.

프로이트의 유산을 이어받고 싶었어.

가치보다는 가격을,

내 눈에 담길 글보다

네 눈에 담길 메시지에 집중했어.



창작의 심장, 그 심장은 언제나 차디찬 금속성 기계로 바뀌었지,

그 실패의 고독. 고독은 번역 불가능한 외계어로,

그 실패의 유혹. 유혹은 플라스미드 DNA로 표현되었어.



저장 버튼. 버튼을 누르면 시간은 역행했고,

망설이는 발행. 발행의 순간은 별똥별의 궤적처럼 사라지지.

아르테미스여, 우주의 티끌 속 내 목소리를 들어다오!

벼락을 내려 내 몸을 내지르는 이 어둠처럼!

내 창작의 불꽃을 되살려줘. 그 불꽃은 초신성을 폭발로!

내 영혼을 불태우는 불꽃을! 영원히 타오를 QQQ J1519+0627!













○ 함께 듣고 싶은 곡 :

https://youtu.be/Gf1h2PMPCAo?si=d6_Q3NRI8qODsUF1








짝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만 같습니다.

다가갈수록 조심스러워집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심연 속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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