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콩 심은 데 팥이 났다고?
B: 그럴 리가 팥이 콩이라니. 내가 분명 콩을 팥팥 심었는데.
A: 팥이 나면 콩지팥지 기분은 묘하겠지?
B: 그렇지, 그건 또 나름대로 콩팥의 의미가 있을 거야.
A: 그러면 팥콩 어떻게 해석할 거야?
B: 음, 이건 정신팥콩적으로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야.
A: 홀로 구석에서 해석이나 해대면서 지내다 보면?
B: 아, 그런데 말이야, <현대시작법>이라는 책을 발견했어.
A: 현대시를 짓는 방법을 팥알려준다고?
B: 맞아, 그런데 계속 이상한 SF 시나 짓고 싶어.
A: 아무도 시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데?
B: 그래도 막상 글을 쓰면 시라고 바득바득 우겨대면서...
A: 하릴없이 억울한 우유만 벌컥벌컥 마시고?
B: 에라, 이런 현대적인 시작은 나한테 필요 없어.
A: 한참을 넋 놓다가 이제 그만 적어야겠구나 하고?
B: 땅콩을 먹고 싶어 콩을 심었더니 팥이 나왔다고!
A: 그러니까 또 시를 안 적을 수가 없나...
B: 맞아, 그런 김에 또 한 번 팥팥 우겨대는 거지.
1.
A: 그럼, 팥이 난 콩밭에서 또 무엇이 자라날까?
B: 누가 알겠어? 콩나물? 팥죽? 아니면 새로운 시 한 편?
C: 내가 사랑하는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슨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까?
2.
A: 혹시, 콩과 팥의 혼종을 만들 수 있을까?
B: 그럴지도 몰라. 어쩌면 새로운 장르의 시가 탄생할지도.
C: 내가 사랑하는 그대는 어떤 시를 좋아하는가? 새로운 시도에 도전해 볼 용기가 있는가?
3.
A: 이 모든 것이 시의 한 부분이라면?
B: 그렇다면 우리 삶도 시가 되겠지.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C: 내가 사랑하는 그대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시로 표현할 것인가? 삶의 한 순간을 떠올려 보라.
4.
A: 그래도 팥이 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B: 어쩌면 그래. 예측 불가능함이야말로 시의 진짜 매력일 테니까.
C: 내가 사랑하는 그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콩팥은 그나저나 두 개입니다?
그래서, 한쪽을 내어드릴까 싶습니다?
아유~사양치 마시고, 이거 드릴 테니 한번 드셔요. 콩콩팥팥 제발 저도 시가 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함께 이 시의 일부가 되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