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들이 서늘한 그림자처럼 나란히 서서
관념의 언어들이 나를 포위하며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날카롭게 저울질했다.
무의식적과 무의식적,
나는 그 혼돈 속에서 새벽의 안개를 걷어내듯
모든 것을 초기화하고 싶었다.
의식적과 의식적으로,
내면의 고요를 찾아 나서는 순례자처럼.
형식적 기교를 모르는
투명한 껍질뿐인 작풍,
반질거림만이 남은
씨앗을 잃어버린 사과 같은 하루.
지쳐서 씨앗을 잃었을까?
그래, 지침이다.
바람에 몸을 맡긴 낙엽처럼
서서히 스러져가는
지쳐서 남겨진 텅 빈 마침표.
중앙에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