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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클레어 Oct 03. 2021

인간은 왜 기술을 발전시켜왔을까?

지금의 인문학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도 워낙 많이 들었을 테니 이글에서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지금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고 하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등은 이미 최소 50년, 60년 전부터 연구 개발되어온 분야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 와서 갑자기 마치 핫한 새로운 기술인양 언급되는 것일까?


50 전과 지금에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길래 그때는  되었고 지금은 매우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것일까?

​​



빅데이터의 예를 들어보겠다.


빅데이터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대량의 데이터'이다.


데이터란 기록이 되어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역사시대 이래로 데이터들을 쌓아왔다.


여기서 하나 궁금한 것이 생긴다.


인간은 왜 기록을 하여 데이터를 쌓게 된 것일까?


나는 이에 대해 인간의 불멸에 대한 욕망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는 역사학의 탄생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역사학의 시조라   있는 헤로도토스, 당대의 전쟁사를 기록한 투키디데스 등의 말을 빌려보자면 이들이 역사를 기록한 까닭으로 쉽게 얘기하자면 인간의 행동은 반복되기 때문에 "후대에 귀감" 교훈을 들고 있다.​


사실 선조의 입장에서 어차피 만나볼 수 없는 먼 후대까지 신경 쓸 이유는 생물들에게 있어서 특별히 없다.


그런데 유독 인간은 "역사"를 남기려 한다.


번식(생식)의 욕구와는 맥락이 좀 다르다. 생식과 자손 번영을 위한 이유로 역사를 남기기에는 일단 낳으면 그만이지 그 먼 훗날의 자손이 어떤 인생을 살던 현재의 자신과는 무관할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남기는 이유 자신의 경험, 생각이 영원히 남아 후대 자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특히 초점은 "자신의 경험, 생각이 영원히 남는 "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필멸자다.

당대에 살다 죽으면 자신의 흔적은 거기에서 끝난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죽음이 미지의 것이기도 하지만 내가 살았다는 흔적이 더 이상 세상에 남지 않고 나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 때문이다.


불멸은 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불멸에 가까운 방법을 인간은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기록을 남기는 것'.


자신의 삶의 기록을 남기면 그 기록은 영원하다.


기록 속에서 자신은 영원히 살아있고, 후대에도 기억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가면서 사람들 사이에 맺는 연결도 중요하지만 후대와의 연결도 끊기지 않기를 바란다.


연결이 끊긴다는 것은 자신이 사라진다는 소리이고, 불멸할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시 빅데이터로 돌아가 본다.


인간은 과거부터 데이터를 쌓아오긴 했으나, 이 데이터는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특정 지역 내에서만 쌓였다.


다시 말해 데이터 간의 연결은 없는 상태에서 지역 범위에서 축적된 것이다.

이것은  60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

그런데 90-00년대, 드디어 월드와이드 웹 곧 인터넷이 세상에 나타났다.


데이터에는 더 이상 물리적 한계가 없다.


전 세계 모든 데이터들이 웹과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이 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아직까지 한계가 있었으니 웹은 컴퓨터가 있어야만 접속이 가능한데, 그 무렵까지 컴퓨터는 데스크톱이었고, 사람이 그 데스크톱이 있는 곳에 가야만 연결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웹에 접속하는 사람 수가 지금보다 적었으며 당시에는 주로 정보를 얻으러 접속하는 것이었지, 웹에 자신의 정보를 생성하러 접속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웹을 통해서 연결되고 축적되는 정보가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2010년대, 스마트폰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시점부터 전 세계 연결되어 있는 인류가 생성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우선 그 데스크톱으로 상징되던 컴퓨터가 손에 쥐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크기가 되었으며 인간은 스마트폰을 24시간 손에 끼고 살면서 자유롭게 시공간의 제약 없이 디지털 세계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웹은 이제 자신들의 데이터도 언제든지 생성, 수정, 삭제할 수 있는 쌍방향적 미디어가 되었다.


이런 도구를 가졌을 때 인간은 무얼 하게 되는가?


인간은 무조건 "연결"되고 싶어 한다.

연결을 위해서 “소통 한다.


전화의 탄생도, 웹의 탄생도 전부 "연결과 소통"을 위한 목적에서였다.


스마트폰 앱의 발전에서 '메신저 앱'이 거의 제일 먼저 1세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메신저 앱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인 "연결의 욕망"을 해결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2세대 플랫폼인 SNS의 탄생? 당연한 일이다.


​​

재미있는 것은 인간의 연결 욕구로 인해 아날로그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새로 개척한 디지털 세상에도 데이터가 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그냥 전 세계 사람들이 생성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빅데이터의 부상을 가져오게 되었다.



​​

나는 요새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켰는지,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기술개발에 사활을 거는지 초점을 맞춰 관심 갖고 트렌드를 살펴보고 있다.


근원을 파헤치려면 인간이 도구를 사용한 까닭부터 살펴봐야겠다.


거칠게 생각해보면 생존을 위해서.



자연계에서 인간은 정말 최약체의 생물이다.


그런데 이 인간이 최상위의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된 것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알고, 사회(공동체)를 이루고 살게 되면서부터였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건 꽤 특징적인 부분이고, 사회를 이루고 사는 건 비단 인간만 하는 건 아닐 텐데 다른 생물들과의 차이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차이는 "약자를 보호할 줄 알았다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인간은 집단을 이루고 살면서 "노약자"를 챙겼다.


예를 들어 생존의 위기 속에서도 나이가 들어 홀로는 생존할 수 없는 노인을 버리지 않고 챙기거나 이들을 연장자로 공경하여 이들의 지혜와 경험을 학습해 살아간 사례는 구석기, 신석기시대부터도 보인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했을 때 생존할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고 그렇게 진화했을 것이다.


정리하면 인간이 도구를 사용한 까닭은 생존을 위해서고, 특히 도구를 만드는 방법,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 등 생존 정보를 전수하기 위해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게 된 것 같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니까, 다시 말해 인간끼리 연결되니까 생존은 더 유리해졌다.


다음으로 또 어떤 목적에서 도구를 사용했을까?


도구를 사용하면 편하다.

편한 게 왜 좋은 거지?


도구를 통해 하기 힘든 일, 하기 싫은 일을 쉽게 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이를 쉽게 해내면 여유로운 자유시간이 생긴다.


도구를 사용하면 자유로워진다.


생존과 자유.


인간 삶의 근본적 동기이기도 하다.


모든 기술의 발달에는 생존과 자유에 대한 인간의 뜻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술 발달에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있어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추론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무리 좋은 도구이나 기술을 개발했어도 그걸 혼자만 쓰고 전수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아무리 훌륭한 도구를 갖고 있어도 집단 사냥을 하지 못한다면 결코 인간은 자신보다  사냥감을 얻을  없다. 그래서 인간은 모여 살면서  강력해질  있던 것이다.​



기술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끈이다.


모든 기술의 궁극적 목표가 결국 인간을 더욱 "연결"하기 위함에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다시 한번 더 기술들의 발달에 있어서 잘 살펴봐야겠다.


분명 모든 기술들의 발달과정을 보면 거기 핵심은 꼭 "연결"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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