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소통 #2] 기후변화와 생명 2
1장에서는, 문장 하나마다의 근거가 부족한 채로 사실만 열거한 느낌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글쓰기 중 하나지만, 서론만큼은 그래 보고 싶었다...
2장 이후에는 정치적인 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일종의 여과장치를 거친 후 발표되기 때문에, 굉장히 사변적이라 할 수 있는 IPCC(International Pannels of Climate Change)의 보고서를 토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지구가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더워졌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듣고 있는 타인의 (안 그래도 높은) 불쾌지수를 높게 하는 혼란스러운 대답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여 보니, 날씨가 = 기후가 / 더워졌다 = 변화하였다. 즉, 날씨가 왜 더워진 거야? 에 대한 질문에, 날씨가 더워진 것 때문이야 라고 대답한 것처럼 여겨졌을 것 같다. 그렇다고, "산업 혁명 이후, 인류의 무분별한 (전통)에너지 사용과, 그로 인한 온실 기체의 도를 넘은 농축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인위적인 강제력에 영향을 받은 기후의 변화 때문이야"라고 설명하는 것도, 꽤나 불쾌지수를 상승시킬 것 같다.
그래도 근래에 들어선, "기후변화 때문이야"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그런데 그 느낌이 마치, "온도가 낮아져서 라면이 식은 거야"라고 이해하고 만 느낌이다. 이러한 때에 등장하여 이슈가 된 용어가 있었으니, 바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다.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보다는 인위적인 강제력의 의미가 한층 더 내포되어 인지된 단어였다. "내가 입으로 바람을 분 영향력으로 인해 온도가 낮아졌고, 그래서 라면이 식은 거야" 까지는 설명이 된 듯하다.
고기후학에서 사용하는 기후변화 "Climate Change"는, 10년 이상의 기간을 거쳐 변화되는 기후의 역사를 다루는 용어에 가깝게 표현되어 왔다. 그때 당시만 해도, 기후의 변화는 다분히 "자연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다고 인지되어 있었다. 그 후 학자들이 기후변화에 인간이 미치는 영향이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밝혀낸 후로, 기후변화라는 용어는 온전히 역사적이고 자연적인 것이 될 수 없었다.
쉽게 정리하자면, 기후의 변화 = 자연적인 흐름 + 인위적인 강제력 + @ 인데, 인위적인 강제력을 강조할 만한 용어가 적절치 않아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이 두 가지 경우에 공용되고 있다.
첫째, 자연적인 흐름에 따른 기후의 변화
둘째, 인위적 강제력의 영향을 받은 기후의 변화.
두 번째의 경우, 첫 번째보다 변화의 과정과 인위적인 원인, 그로 인한 결과들을 다루어야 의미가 있기에 관련되는 용어가 구체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이다.
지구온난화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높아진 온실기체의 농도로 인해, 지구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과정과 결과를 설명한다. (온실기체의 온실효과와 헷갈리면 안 된다.) 지구온난화는 인위적 강제력의 기저 요소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표성을 갖는다. 게다가 사람들이 직접 목격하거나 경험하게 되는 기후 현상이기 때문에, 기후변화라는 용어보다는 훨씬 더 공론화, 상용화가 되었다. 그래서 인위적 강제력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결과들, 예를 들면, 폭염 일수의 증가, 해수면 상승의 원인을 설명할 때, 지구온난화를 얘기하는 것이 편해진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 = 지구온난화라고 설명하는 것이 학문적인 분류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라면이 식은 것은, 엄마가 부는 호호바람과 주변 기온의 영향, 기온에 노출시키는 젓가락질 등의 합산 결과이다. 그러나 호호바람의 영향력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처럼, 지구온난화도 대부분 (인위적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적) 결과들에 대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으므로,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는 '괜찮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를 내포하는 기후변화가 국제기구, 학술논문 등에서 인간생활과 지구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치는 원인으로 거론되었다. 그래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용어가 한층 더 인위적인 강제력을 함유하게 되었다. 국제적인 기후변화 관련 협의를 위해 교토의정서 발표 이후 구성된 정부간 패널 IPCC(Intergovernmet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이름도 그 예시이다.
위에서 말한 인위적 기후변화의 결과들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 말해야만 하거나, 말하고 싶은 분들이 많으시다. 정책결정자들, 과학자들, 기업과 기업에 딸린 경제연구원, 환경운동가들, 민간단체 등. 그런데, 지표가 되어야 하는 수치들, 원인, 파생 효과 등에 대해 분석과 견해가 다 다르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 것들이 하나로 통일되지도 않으니, 기후변화 분야는 흡사 춘추전국시대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거의 대부분의 것이 정치적 이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그러하면, 왜 정책결정자들의 견해가 순수 과학자들의 분석과 다른지 추측해볼 수 있다. 이익에 대해 말하자면, 기업을 빼놓을 수 없다. 환경단체, 민간단체와 싸우고 있는 대기업들이 꽤 많다.
필자에게 성향을 묻는다면, 위에서 대치되고 있는 주어들의 중간쯤이 되고 싶은 운동가, 혹은 역설가라 답하고 싶다. 이유는, 기후변화의 결과들은 생명과 생태계와도 연관이 되어 있지만, 나와 이웃의 생활과 연관된 사회과학적 문제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잘못만 따져서 책임만 요구해서도 안되고, 경제 순환과 국가의 지탱(?)이라는 명목으로 회피만 해서도 안된다.
글을 쓰는 입장도 그렇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를 한쪽으로 치우지도록 선동해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만...... 쓰면서 생기는 약간의 기울기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ㅎㅎ) 그래서 서두에 말한 것처럼, 사변적인 IPCC 형님들(무려 노벨 평화상을 받으셨다.)의 보고서를 가져온 것이다. 이들의 보고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비평을 시작으로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문장 한 개마다 10~15명의 패널과 종사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IPCC 보고서를 객관적인 지표로 삼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적인 이익을 위해 강조되거나 저평가되는 표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보통, 수치적인 측면과 평가에 대해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경론자, 생태학자들이 반박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물리학자들도 분석 모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포츠담 대학, 물리해양학 교수인 스테판 람스토프의 말이 공감이 된다. "어떤 면에서 IPCC가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기후변화 위협에 대해 과하게 서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그들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이 보고서의 문장들 마다 등장하는 다음의 표현들은, 발표되는 분석들이 얼마나 신뢰성 있는지, 발생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독자가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이 정도면 취지에 충분히 맞다고 본다.
- 신뢰도 (Qualitative level of confidence) : from Very low to Very high (매우 낮음 ~ 매우 높음)
- 확률적으로 정량화된 발생가능성 (Probabilistically with a quantified likelihood)
: from exceptionally unlikely to virtually certain (사실상 발생 가능성 없음~사실상 확실)
사실상 확실한, 99~100% 확률
가능성이 매우 높은, 90~100% 확률
가능성이 높은, 66~100% 확률
가능성이 있는, 33~66% 확률
가능성이 낮은, 0~33% 확률
가능성이 매우 낮은, 0~10% 확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0~1% 확률
* 필요한 경우 추가적 용어(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95~100%;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보다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50~100%; 가능성이 대단히 낮은, 0~5%)를 사용할 수 있다
지역적인 기후는 기후 시스템(Climate Sysyeam)에 의해 생성이 된다. 기후 시스템은 여러 가지 인자가 서로 맞물려 종합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계를 의미한다. 계모임의 계. 내가 좋아하는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는 기후 시스템의 요소를 5가지로 설명해주고 있다 ; 대기(Atmosphere), 수계(Hydrosphere), 빙권(Cryoshpere), 암석권 혹은 지각(Lithosphere) 그리고 생물권(Biosphere)
기후 시스템의 모든 요소들은 현재 온난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기후 시스템이 온난화되어 가고 있음은, 우리가 증명하지 않아도 경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현상이다.
IPCC 보고서 (2014_SYR_AR5)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후로 IPCC의 보고서에서 나오는 것은 아래와 같은 인용구 형식으로 사용하겠음.)
Warming of the climate system is unequivocal, and since the 1950s, many of the observed changes are unprecedented over decades to millennia. The atmosphere and ocean have warmed, the amounts of snow and ice have diminished, and sea level has risen.
기후 시스템이 온난화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고, 관측된 수많은 변화들은 수십 년 ~ 수천 년 내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대기와 해양은 온난해져 왔고, 눈과 빙하의 양은 감소하였으며,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후 시스템의 온난화와 그에 따른 변화를 아래에서 조금 더 살펴보자.
먼저, 기상(날씨, Weather)과 기후(Climate)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상은 매일의 단위로 볼 수 있고, 기후는 범지구적으로 일정기간에 나타나는 평균적 기상을 말한다. IPCC는 구성단위인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에서 클래식하게 잡아 놓은 30년의 기간을 준한다.
기후계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인 대기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보호해 주고, 모든 것을 서로 연결해 주며, 40억 년 동안 지구의 온도를 조절해 왔다"라고 저명한 대중 과학자 팀 플래너리는 말한다. 찰스 다윈과 공동으로 진화론을 발표한 앨프레드 러셀 윌리스는 대기를 '거대한 공기 바다(The Great Aerial Ocean)'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이 표현이 만들어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대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것도 낭만적으로.
대기는 대류권, 성층권(오존층이 존재하는), 중간권, 열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류권은 지구 전체를 양파로 놓고 비유했을 때, 껍질 중에서도 얇은 층에 속한다. 평균적으로 지표면에서 약 12km 높이까지 뻗어 있다. 지표면에서 열권 끝자락까지 140km 정도 되는 것을 보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대기의 전체 기체 중 약 80%가 대류권에 존재하고 있다.
대류권은 말 그대로 공기의 대류가 일어나는 곳이다.
대류 (Convection) 현상 : 유체 내에서 분자들이 확산, 이류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대류현상이 일어나면 액체나 기체가 직접 움직이면서 열을 전달하게 된다.
대기권의 제일 낮은 층인 대류권은 대류에 의해 대기대순환 등의 기상현상이 발생하는 공간이라서 대류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간권에서도 대류현상이 일어나긴 한다.
인간이 발생시키는 대부분의 기체는 대류 현상에 영향을 받아 대류권과 성층권 근처에 머물러 있게 된다.
IPCC 보고서(2014_SYR_AR5)에서는 대기와 대류권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구 표면, 즉 지표(Earth Surface)는 해발고도 약 970m까지의 공간적인 의미이다.
Each of the last three decades has been successively warmer at the Earth’s surface than any preceding decade since 1850. The period from 1983 to 2012 was likely the warmest 30-year period of the last 1400 years in the Northern Hemisphere, where such assessment is possible (medium confidence).
The globally averaged combined land and ocean surface temperature data as calculated by a linear trend show a warming of 0.85 [0.65 to 1.06] °C over the period 1880 to 2012, when multiple independently produced datasets exist.
지난 30년 간의 지구 표면의 온난화는 1850 년대 이래의 어느 10년 간 변화보다 심화되었다. 지난 1400 년 간의 지구 표면 온도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북반구의 경우, 1983-2012 년의 30 년은 지난 1400 년 중 가장 따뜻한 기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중간 신뢰도).
선형변화 경향(linear trend)을 사용하여 계산한 전 지구 평균 육지-해양 표면온도 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1880-2012 년까지의 기간(독립적으로 생성된 다수의 데이터세트가 존재) 동안 0.85 [0.65-1.06 ]℃ 의 지구 표면 온난화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Confidence in precipitation change averaged over global land areas since 1901 is low prior to 1951 and medium afterwards. Averaged over the mid-latitude land areas of the Northern Hemisphere, precipitation has likely increased since 1901 (medium confidence before and high confidence after 1951). For other latitudes area-averaged long-term positive or negative trends have low confidence.
20세기 중반 이후 전 지구적으로 대류권의 온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상 확실하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완성도 높은 관측자료로 인해 대류권 온도변화를 추정하는 데 있어 높은 신뢰도를 나타낸다. 북반구 중위도 대류권의 온난화율과 그 수직구조는 중간 신뢰도를 가지며, 그 외 지역에서는 낮은 신뢰도를 나타낸다.
대기는 역동적(Dynamic)이고 동시적(Simultaneous)이다. 즉 방금 필자의 글을 읽으며 내쉰 당신의 하품 속에 섞인 이산화탄소가 몇 달 후에 세계 곳곳으로 퍼질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이며, 그와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연관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의 이러한 성질로 인하여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 가공할 위력이 인간 활동과 섞여 많은 변화를 일으켜왔다.
지구는 온난화 되었지만, 그로 인하여 일부 지역의 최저기온은 매해 낮아지고 있다. 제트기류를 비롯한 바람의 흐름이 약해지거나 변하여 극지방으로부터 흐르는 기류의 영향을 고위도, 혹은 저위도에서 가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PCC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지속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기류의 변화로 인한 간헐적인 겨울의 극한 혹은 혹한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 보지만, 평균 지표 온도의 증가로 그 빈도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구적으로 추운 낮과 밤의 빈도는 감소하고 따뜻한 낮과 밤의 빈도는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폭염의 빈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평균 지표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일(daily)과 계절(seasonal) 시간 범위에서 대다수 육지 지역의 극한 고온현상은 더욱 증가하는 반면 극한 저온 현상은 더욱 감소할 것이 사실상 확실하다. 폭염의 발생 빈도와 지속 기간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겨울의 극한 혹한 현상 또한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기류의 변화로 인한 간헐적 극한현상에 대하여는 다음 연재글에서 나눠보도록 하고, 기류의 변화를 야기하는 해양의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잉여 열에너지의 약 93%는 바다에 갇히게 된다. 그 면적과 해양을 이루는 물 분자들의 열전도성 등을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IPCC 보고서에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IPCC 보고서 한국어 판을 찾았다... 이제 해석 안 해도 된다. 좌표는 마지막 참고문헌에 ^^)
해양온난화는 1971∼2010년에 기후시스템 내의 에너지 증가로 인해 축적된 에너지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높은 신뢰도).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해양의 열에너지 증가는, 지구의 온난화와 그것이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열에너지가 증가되는 수심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짐과, 그 증가폭이 극명하게 증가하는 시점을 살펴보면 극명한 온난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열에너지의 증가를 측정하는 일반적인 지표는 해양 열용량(Ocean Heat Content)의 증가이다. 해양의 열용량은, 26℃ 이상의 물의 깊이와 거의 동일하다.
(OHC = 26℃도 이상 수온역 깊이 * 물의 비열(≒1)* 물의 밀도(≒1)
즉 일정 깊이의 수역에서 열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26℃가 넘어가는 물의 위치가 깊어졌다는 것이다. 이 이상은 해양 기후변화 관련 글에서 더 하기로 하고 다음 그래프를 보자.
위 자료를 보면, 해양 상층부(0∼700 m)의 1971∼2010년에 열용량 변화의 기울기가 훨씬 더 급격해진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즉, 온도가 높은 해양의 깊이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의 반 이상은 1997년 이후에 일어났다. 1870년대와 1971년에도 급격한 온난화가 시작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이 시기에 미친 영향력의 근원을 인간 활동에서 찾았고, 1차 산업혁명을 그 시작으로 지목하고 있다.
비교적 자료가 잘 수집된 1971∼2010년(40년)에 기후시스템에서 일어난 순에너지 증가의 60% 이상이 해양상층부(0∼700 m)에 저장되었고, 약 30% 는 700 m 수심 이하에 저장되었다. 같은 기간에 선형경향(linear trend)에서 추정된 상층 해양 열용량(heat content)의 증가량은 17 [15∼19]×1022 J 일 가능성이 높다.
해양은 대기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 대기와의 에너지, 수분의 교환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해양표층은 기후 예측의 주요 요소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기에 남겨진 열 에너지의 대부분은 해양에 저장이 된다. 이를 통해, 지표층의 온난화가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열에너지는 어디로 사라지지 않는다.
열용량이 증가하면, 해수면으로부터의 열 공급에 의해 발생하는 태풍의 빈도가 높아진다. 또한, 높아진 열용량은 해양 혼합층의 깊이와 (Mixed Layer Depth) 해수면의 온도에 영향을 미쳐 그 위를 지나는 태풍의 강도가 세지는 원인이 된다. 최근 이 위를 지나간 태풍들은( ex) 미국 카트리나) 전례에 없던 많은 사상자와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킨 재난이었다.
최근 해양오염의 최근 이슈이기도 한 해양산성화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해양은 인위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했으며 이는 해양산성화에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바다에 사는 어패류, 일부 갑각류들은 종의 분류와 명명을 다시 해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산성화 된 해양이 석회성분을 이용한 껍질의 형성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역시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하여 이야기하여야 하므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설명한 글 이후에 연재글을 통해 깊이 살펴볼 것이다.
2004년, 여름에도 눈보라가 치던 남반구의 한 장소에 녹색 풀밭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 세계에 전해졌다. 그것은 극지방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해양의 변화에 비하면, 육지의 변화는 커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지난 20년간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의 질량이 감소하였고, 전 지구적으로 빙하는 지속적으로 감소되었으며, 북극해 해빙과 북반구의 봄철 적설 면적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높은 신뢰도)
전 지구적 빙하의 감소율이 빙상의 주변 빙하를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1971∼2009년에는 226 [91∼361] Gt/yr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1993∼2009년에는 275 [140∼410] Gt/yr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린란드 빙상의 평균 감소율은 1992∼2001년에 34 [-6∼74] Gt/yr에서 2002∼2011년에 215 [157∼274] Gt/yr로 상당히 증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극 빙상의 평균 감소율은 1992∼2001년에 30 [-37∼97] Gt/yr에서 2002∼2011년에 147 [72∼221] Gt/yr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빙상의 감소 현상이 남극반도의 북쪽과 남극대륙의 서쪽 아문센 해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 신뢰도가 매우 높다.
아남극해는 지구상에서 아주 풍요로운 지역 중 하나이다. 철분이 거의 없는데도, 바닷물과 유빙 사이 위치한 그 가장자리에서 먹이 사슬의 기반을 이루는 플랑크톤의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먹고 자란 크릴이 풍부한 곳에는, 펭귄과 물범 그리고 고래가 서식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1976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한 크릴의 수는 해빙이 녹는 속도와 비례한다. 과학자들은 수온 상승과 해빙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릴의 수가 감소하면,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무척추동물 살파salpa의 수가 증가한다. 그런데 이 살파는 크릴과 달리 영양분이 부족하여 해양 포유류나 조류의 먹이로는 부족하다.
이로 인해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실은 이렇다. 황제펭귄 개체군의 크기는 3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하였고, 아델리펭귄의 수는 70% 감소하였다. 대신, 해파리 비슷한 살파의 개체수는 증가하고 있다.
북극해의 연평균 해빙면적은 1979∼2012년에 3.5∼4.1%/10년(0.45∼0.51×106 km2/10년) 감소하고, 여름철에 최소해빙(다년해빙)이 존재할 범위는 9.4∼13.6%/10년(0.73∼1.07×106 km2/10년)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극해에서 10년 평균 해빙면적의 평균 감소율은 여름에 가장 빨랐다(높은 신뢰도). 해빙면적은 모든 계절에서 면적이 줄었으며, 1979년 이후 매 10년 단위로 보아도 연속적으로 감소했다(높은 신뢰도). 적어도 지난 1,45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30년 동안 북극 여름 해빙면적의 감소는 전례가 없었고, 해수면 온도가 올라간 정도가 이례적이라는 복원 결과는 중간 신뢰도를 갖는다.
북반구의 적설면적이 20세기 중반 이후로 감소한다는 사실은 그 신뢰도가 매우 높다. 1967∼2012년에 3, 4월 북반구 평균 적설면적은 1.6 [0.8∼2.4]%/10년, 6월 평균 북반구 적설면적은 11.7 [8.8∼14.6]%/10년 정도로 줄었다. 이 기간 동안에 북반구의 적설면적은 모든 월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1980년대 초반부터 대부분의 지역에서 영구동토층의 온도가 상승했다는 사실은 높은 신뢰도를 가진다. 관측된 온난화 정도는 알래스카 북부에서는 최고 3.0℃(1980년대 초반∼2000년대 중반), 유럽과 접한 러시아 북부에서는 2.0℃(1971∼2010년)에 달했다. 1975∼2005년에 유럽과 접한 러시아 북부에서는 영구동토층의 두께와 면적이 상당히 줄어들었다(중간 신뢰도).
남극 대륙은 풍요로운 바다로 둘러싸인, 얼어붙은 대륙이라고 한다면, 북극 지방은 대부분이 육지로 둘러싸인, 얼어 붙은 바다이다. 북극 지방, 그 얼어붙은 위에서 약 400만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삶의 터전이 녹아 없어지는 것을 느껴본 사람들이 그들의 위태로움을 온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래스카 남부의 경우, 30년 전에 비해 겨울의 평균 기온이 2~3℃ 더 따듯해졌다.
또 우리가 잘 아는 북극곰도 그 위에서 살고 있다. 살아가기 위해 많은 먹이를 섭취해야 하는 그들의 주식은 네트식(netsik, 반달무늬 물범)이다. 크릴새우와 같이 그들의 서식에도 기후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1974년에 아문센 만에 적설량이 줄자 해빙 위에 눈으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없게 된 네트식은 그곳을 떠나 버렸다. 북극곰은 매년 따듯해지는 겨울 때문에, 충분한 먹이 섭취를 못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제대로 먹지 못한 암컷들이 낳는 새끼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새끼를 낳아도 보금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또, 얼음이 녹고 분리되면서 보금자리와 먹이를 구하는 장소가 멀어졌다. 2006년 봄, 이누이트 족은 처음으로 먹이를 구하는 곳까지 가지 못하고 익사한 북극곰을 발견했다.
얼음은 녹으면 물이 된다. 녹은 해빙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양에 액체의 형태로 변하여 축적된다. 그러나 대기와 함께 그 부피를 공유하고 있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얼음물이 담긴 컵, 그 안의 물의 높이를 생각해보자. 얼음이 녹으면 녹을수록 수면의 높이는 높아진다. 지구도 그와 같은 일을 겪고 있다.
빙하 100Gt/yr의 손실은 전지구 평균 해수면이 0.28 mm/yr 증가하는 것과 같다.
19세기 중반 이후 해수면 상승률은 과거 2000년의 평균보다 컸다(높은 신뢰도). 1901∼2010년에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0.19[0.17∼0.21] m 상승했다. 1970년대 초반 이후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질량 손실과 함께 해양 열팽창은 관측된 전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의 75%를 설명한다(높은 신뢰도).
프록시 자료와 기기 관측자료는 해수면 상승률이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에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상승률을 보이는 이전 2000년보다 더 높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높은 신뢰도). 전지구 평균해수면의 상승률이 20세기 초반부터 증가했다는 사실은 가능성이 높다.
전지구 평균해수면의 평균 상승률은 1901∼2010년에 1.7[1.5∼1.9]mm/yr였고, 1971∼2010년에 2.0 [1.7∼2.3]mm/yr였으며, 1993∼2010년에는 3.2[2.8∼3.6]mm/yr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93∼2010년의 더 높은 상승률은 검조기와 인공위성 고도계 자료에서 모두 일치한다. 유사하게 1920∼1950년에도 상승률이 높았을 가능성이 높다.
1993∼2010년의 전지구 평균해수면 상승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온난화로 인한 해양 열팽창(1.1 [0.8∼1.4] mm yr-1), 빙하(0.76 [0.39∼1.13] mm yr-1), 그린란드 빙상(0.33 [0.25∼0.41 mm yr-1) 및 남극빙상(0.27 [0.16∼0.38] mm yr-1)의 변화, 육지에서 물유입(0.38 [0.26∼0.49] mm yr-1)이 각각 기여한 부분의 총합과 일치한다. 기여도의 합은 2.8 [2.3∼3.4] mm yr-1이다.
마지막 간빙기(129,000∼116,000년 전)에 전지구 평균해수면의 최고치는 수천 년 동안 현재 해수면보다 최소 5m 더 높았을 것이라는 사실은 매우 높은 신뢰도를 가지며, 현재의 해수면 고도보다 10 m 이상 높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도 높은 신뢰도를 갖는다. 마지막 간빙기에 그린란드 빙상은 해수면을 1.4∼4.3 m 정도 상승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남극빙상이 전지구 평균해수면 변화에 추가로 기여했다는 사실은 중간 신뢰도를 갖는다. 이와 같은 해수면의 변화는 지구궤도 강제력의 변화와 고위도 지표온도가 수천 년간 평균했을 때 현재보다 적어도 2℃(높은 신뢰도) 높았기 때문에 일어났다.
최근 제주도에 난민 신청을 한 예맨 인들이 이슈가 되어, 난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물론, 그들을 난민으로 수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분들에게 어떠한 비난도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분들도 무턱대고 그들을 혐오하고 배타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난민이 된 사유의 근원의 근원을 따지고 들면, 우리의 얼굴이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에 대하여 다음 연재글에서 나눌 텐데, 그것을 이해하고도 무조건적인 혐오가 이어진다면,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다.
보통 난민이라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국가는 시리아이다. 2011년 3월,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대통령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종파 갈등, 주변 아랍계 국가증, 이익관계로 해석되는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인해 악화되었다. 오히려 주변인처럼 되어버린 국민들은 여러 분쟁으로 인해 복구 불가가 된 터전을 포기하고 국가를 도망쳐 나오고자 한다. 그리고는 국제사회로부터 전쟁 난민이라 불리게 된다. (사길, 시리아의 시위의 원인을 파고들면, 기후변화라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이야기는 추후에 다뤄보겠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이슈화된 것은 UNEP에서 명명한 '생태학적 난민'이다. 이들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자신이 살고 있던 터전과 국가를 떠났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기후난민'과 '환경난민'으로 구분된다.
해수면의 상승은 최근 가장 많은 기후난민을 만들고 있는 요소이다. 몰디브와 키리바시 등 44개 국가는 근 100년 내 수몰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그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그런데, 폴리네시아의 투발루 같은 나라의 상황은 다르다. 평균 해발고도가 2-5m 미만인 이 작은 국가는, 11,000여 명의 생활 터전이다. 9개의 별을 상징하던 투발루의 9개의 섬 중, 2개의 섬은 이미 수몰되었다.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2013년 투발루는 국토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당시 어떤 이들은 자원 투발루 주민들의 자원 남용과 호텔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가 한몫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투발루에 태어났다면, 해양산업과 관광업 말고, 환경을 위해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지! 하면서 천연제지 공장이라도 지었을까? (국토포기선언 당시, 투발루에는 제대로 된 공장조차 없었다고 한다.) 앞선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기후변화의 문제는 자연과학적인 동시에 사회과학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최근 퇴적으로 인해 투발루의 면적이 2.9%가 넓어졌단 기사를, 마치 투발루의 토지 상실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혹은 투발루가 해외원조를 받기 위해 쇼라도 한 것처럼 표현한 기사들을 보면 할 말이 없다.
해수면의 상승의 원인 중 하나는, 해빙이 녹는 것이었다.
해빙이 녹는 것의 원인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였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동인은 온실기체(가스)의 농도 증가이다.
그러면, 온실기체의 농도는 왜 증가했을까.
속은 달았던 수박의 겉핥기와 달리, 기후변화의 속은 파고들수록 쓰다. 결코 달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은 계속해서 이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온실기체의 발생과 그 역할. 알베도와 복사에너지의 관계. 해양열용량과 태풍의 관계. 강수량의 변화와 난민들. 녹아내리는 해빙과 멸종하는 동물들. 그 어느 것 하나 쓰지 않은 속이 없다. 그리고 그 어느 것 하나 생명이라는 가치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그 속을 파다 보면, 원인이 되고 있는 우리라는 존재가 있다. 당신이 있다. 다음 글에선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 SYR_IPCC Annual Report 5th, 2014
- 그것을 기상청에서 번역한 IPCC AR5 SYR korean
- 지구온난화 이야기, 팀 플래너리(Tim Flannery)
- 지역기후모형개발 및 동아시아해양∙ 지표 환경영향평가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노의근 외 23명
- Wikipedia. EN
- The case for optimism on climate change | Al Gore, TED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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