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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i et Moi Apr 15. 2021

판도라의 상자

  삶이 고통으로 물든 사람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이다. 온갖 재앙으로 수치심, 죄책감, 두려움만이 요동쳤기에 너무나도 무서운 나머지 판도라의 상자를 끝까지 열지 못한 채 중간에 굳게 다시 걸어 잠가 버렸다. 급하게 닫아버렸기에 무엇이 안에 들어 있는지 모두 보지 못했다.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원한다면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금 열어야 한다.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어 감정의 해방을 이루고 희망을 보아야 한다. 다시 열기에는 무엇이 또 튀어나올지 차마 너무나 두렵고 무섭지만 보아야만 한다. 베인 상처의 크기와 깊이가 어떠하든 그 상처 고통을 드러내서 보아야 한다. 하지만 보통은 자신이 불완전하고 약하다고 느낄수록 마음속 혼란은 커지고 고통을 소화하기보다는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게 된다.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한 방어선만 높아지고 두꺼워지고 만다.


  하지만 상처뿐인 사람이 되어 버릴지, 상처를 받았지만 고통과 혼란, 아픔을 느끼고 있음을 온전히 끌어안을지 그 기로에 서서 다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상처로 인한 정신적 증상에 머물며, 감정적 실존적 고통을 피하는 어리석은 이기주의자가 될 것인가? 상처 받을 수 있는 능력으로 생산적인 배움을 얻는 멋진 이기주의자가 될 것인가?


  단순 감정적 극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처 치유가 아닌 잘 상처 받는 능력을 말하는 브레네 브라운의 강연 이야기이다. 2010년 TED의 강연으로 취약성의 힘은 어찌나 인기가 높았는지, 넷플릭스에서 브레네 브라운의 '나를 바꾸는 용기'가 특별히 제작되어 공개되었다. 브레네 브라운에 따르면 불완전함, 상처를 받는 취약성이 가치 있게 살려는 사투가 된다고 얘기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처로 뒤로 물러나게 되는 마음들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유쾌하고 유머를 들인 말솜씨로 섬세하게 삶이 달라지는 나를 바꾸는 용기를 말한다.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이 고통만이 아닌 동시에 기쁨, 창조성, 사랑 같은 근원도 되는 것을 깨닫고 멘붕이 왔다고 전해진다. 이로 유명한 연사가 되었지만 말이다. 상처를 받아도 두려움과 공포에도 감사를 되새기고, 어떠한 보상과 보장이 없어도 사랑을 할 수 있는 것, 온 마음을 다한다는 것... 마음을 다하여 연약한 살을 내보이며 상처 받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임을... 받아들이기에... 그저 상처 치유에만 골몰했던 지난날을 돌아볼 때 너무 쇼크적이었던 것이다.


  상처 받았음을 승복하고 인정할 때, 우리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더 친절하고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와 에피소들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며 예측하기와 컨트롤하기를 멈추고 생산적인 배움의 과정으로 소화하는 과정,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아름다움이 강연 내내 마음을 터치한다.


  여러분도 마음 깊은 곳에 상처 받은 마음이 곪고 있다면, 그럼에도 드러내는데 고통과 두려움이 있으시다면, 브레네 브라운의 말처럼 이미 자신이 불완전하더라도 충분한 사람임을 믿어 보시길 바란다. 상처 받을 수 있는 능력치의 내공을 다지며 더 멋지게 아물 것이다.


나를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브런치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선정되어 넷플릭스 멤버십과 소정의 상품을 지원받았으며,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감상 후 느낀 점을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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