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한 플랫폼 스타트업의 도산 위기"나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관련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위기가 닥치면 "기승전 IT" 로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찾고자 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IT가 요구되는 중요 비즈니스가 적시 대응과 미래 준비를 제대로 못한다면서, 경영진/매출부서/마케팅부서/IT부서 모두에게서 내부 진단과 개선안 마련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현업부서는 IT 부서에게]
개발 공수 산정이 너무 오래 걸려요~ 개발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공수를 잡는 건데도...
사전에 어떤 개발자에게 물어볼지도 몰라요. 담당자 배정 기다리래요.
하루면 될 거 같은데.. 일주일씩 개발 일정을 잡는 거 같아요.
개발자는 자체 검수 안 하나 봐요. 실서버 반영해서 운영조직에서 오류 감당하는데 시간 너무 많이 걸려요.
시급한 일이 바쁘다고, 효율성 높이는 관리적인 기능 개발은 안해요.
우선순위 얘기하면 매출 직접적인 거 먼저 하겠다고 해요.
[IT부서는 현업부서에게]
한두장짜리 기획서 던지고 일정 달래요.
개발 중에 기획내용이 자주 바뀌어서, 재작업 이슈가 많아요.
엎어지면 사장님 지시시항이라고 핑계를 대요.
오픈하고 나면 아무도 관심없고, 우리만 유지보수하고 오류 수정해요.
정책 담당자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물어보면 본인 담당이 아니래요.
과거 히스토리 문서로 정리된 게 없어서 일일이 소스 분석해야 해요.
우선순위 정해 달라는 데 본인 일정만 얘기해요.
협업하는 동료 간의 신뢰 저하, 원활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프로젝트/프로덕트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 부재 등으로 인해 "기획 부채" "기술 부채" 뿐 아니라 "서비스 계획" "기술 계획"등 현재와 미래를 다 바라보지 못하고, "서로 탓" 하는 상황이 적체되고 반복되고 있는 거지요.
최근에 읽은 도서 가짜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공저, 자음과 모음)에서 아래 글을 읽으면서, IT를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이런 오해를 일으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일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10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10시간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일에 25시간이 주어진다면
놀랍게도 그 일은 결국 25시간이 걸릴 것이다.
사람들이 게으르거나 기만적이거나 의도적으로 속이려 해서가 아니라
그저 “달성해야 하는 업무는, 써야 하는 시간에 비례해 중요성이 증가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10시간 투입량" "25시간 투입량" 대비 "같은 성과"라면, 이 회사는 머지않아 비생산적인 관리 전반에 대한 무언가를 줄일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자구적인 노력을 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기반이 생길 수 있게 됩니다.
각 부서별로 해야만 하는 것 / 하면 좋을 것 / 하지 말아야 할 것 등등에 대해 정리하고, 일단 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실행해서 반드시 산출물을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죠.
"제대로 관리"라는 부분이 숙제이긴 하겠지만, 누군가 발제하고 실행하는 부분을 "어차피 안 하면 Zero"이니 한번 해보는 게 제일 중요하겠지요.
최근 예능에서도 많이 보여주는 축구경기를 예로 들어보면 기초훈련, 세트훈련, 강화훈련 등 준비부터, 시합에 들어가는 순간 90분 내내 감독과 코치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때그때 시기적절하게 선수교체, 작전변경을 진행하고, 팀원들은 계속 콜을 하면서 경기 흐름을 끌고 나가고, 경기 후 회고를 통해 다음 훈련방향과 경기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호흡은 다소 길 수는 있겠지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장기적 서비스/Tech 비전 라인업 준비
프로젝트 선정과 준비단계를 꼼꼼히 체크
업무 진행 시 성과와 책임이 명확해지도록 업무를 최대한 잘게 쪼개서 (각 팀별 리더 역할을 마이크로하게 강화) 관리
계획 대비 실행에 대한 일정/리소스/리스크/이슈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관리(PM, PMO 확대)
협업 프로세스의 효과적인 방안 마련 및 적용
준비와 실행, 마무리, 회고
직무단위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 기술적인 고도화를 위한 학습, 상호 간 리뷰를 통한 보완 진행
우리의 현재 모습을 한번씩 확인하고, 지금 하고 있지 않다면 하나씩 해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