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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Apr 28. 2020

바그다드 카페

고향의 마술

illustration by KJA



진한 커피를 마시고 피아노 선율을 이해하며 자식이 없는 그녀가 나타났다.
어느 날 사막 한가운데 차도 없이.




모하비 사막 도로 위에 바그다드 카페가 있다. 여행 중인 독일인 부부는 아주 큰 싸움을 벌이고, 부인 야스민을 두고 남편은 차를 몰고 혼자 가버린다. 야스민은 아주 큰 짐을 끌고 바그다드 카페로 찾아온다. 그곳에서 남편이 막 떠나가버린 주인 여자 브렌다를 만난다. 야스민은 거기에서 묵기로 한다. 황량하고 텅 빈 사막만큼이나 공허하고 무거움이 어려있던 그곳은 야스민의 매직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어간다.




로젠하임(Rosenheim)


야스민의 남편은 먼저 야스민을 버렸다. 두 번째로 노란 보온병이 버려졌고, 버려진 것의 이름은 로젠하임이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풀린다. 부부가 그토록 낯선 복장을 하고 있었던 이유 말이다. 두 사람은 독일 사람이고 야스민과 그의 남편이 입고 있던 복장은 독일 전통복장이었던 것이다. 타국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시대와 공간이 어긋나는 복장을 한 두 사람과 영화 제목인 바그다드 카페, 나는 영화의 도입부가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어쩌면 도입부의 이러한 낯설음은 야스민과 브렌다가 헤어짐에서 느꼈을 동화될 수 없는 낯설음의 감각적 표현이 아니었을까.


이미지 출처 : www.listal.com



하임(Heim)은 독일어로
집, 고향이라는 의미가 있다.


야스민이 그토록 불편한 복장을 하고 걷고 걸어 도착한 바그다드 카페엔 사실 야스민을 기다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의 이름은 로젠하임. 사실 이미 영화의 초반에 이곳이 야스민에게 고향과 같은 품이 될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로젠하임은 커피머신이 고장 난 바그다드 카페에서 아주 익숙하게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로젠하임은 자신을 버린 이에게 그 첫 잔을 건네주었다. 그곳에서 땀을 흘리는 야스민과 눈물을 흘리는 브렌다가 첫 만남을 가진다.


이미지 출처 : mondospettacolo



"Magic!"

By Jasmin


야스민은 그녀가 가진 차분함과 넓은 마음으로 바그다드 카페의 가족 한 사람 한 사람과 진정으로 사귀게 된다. 그녀를 가장 의심스럽게 보았던 브렌다는 마지막에는 그녀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깊은 우정을 나눈다. 로젠하임이 그랬듯, 야스민은 사랑이 고장 난 바그다드 카페에서 아주 익숙하고 진하게 그 자리를 채워주었다.


이미지출처 : www.listal.com


마지막엔 브렌다를 떠났던 그녀의 남편이 바그다드 카페로 돌아온다. 브렌다는 한층 부드럽고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껴안았다.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버려진 로젠하임을 이 곳으로 인도했던 것이 그녀의 남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의 남편도 이곳,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 될 바그다드 카페로 돌아올 운명이었다. 그리고 데비는 바그다드 카페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다.


"Too much harmony."



이미지 출처 : www.list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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