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내 짝사랑을 바라보기
난 조용히 내 짝사랑을 지켜봐 주기로 했다.
한 여름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뒤
내리쬐는 햇살과 온몸을 감싸고도는
작은 물방울들 사이에 갇힌 듯
도망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물방울들이 하늘로 다시 올라갈 것이다
저절로 사라질 마음
조급하고 안달하고 애타 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내 마음을 바라봐 줄 것이다
어리석고 못났다는 생각 대신
마음껏 큰 숨을 내쉬지도 못하는
갑갑하고 불투명한 세상 속에서
사랑을 떠올린 순수한 나를
사랑스럽고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봐 주고 싶다
참방 거리며 지나가는 사랑의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
누군가를 향해 첨벙 될 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