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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Aug 27. 2019

짝사랑

가만히 내 짝사랑을 바라보기



짝사랑




ILLUSTRATION BY KIM JEONG AH






난 조용히 내 짝사랑을 지켜봐 주기로 했다.

한 여름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뒤

내리쬐는 햇살과 온몸을 감싸고도는

작은 물방울들 사이에 갇힌 듯

도망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물방울들이 하늘로 다시 올라갈 것이다

저절로 사라질 마음

조급하고 안달하고 애타 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내 마음을 바라봐 줄 것이다


어리석고 못났다는 생각 대신

마음껏 큰 숨을 내쉬지도 못하는

갑갑하고 불투명한 세상 속에서

사랑을 떠올린 순수한 나를 

사랑스럽고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봐 주고 싶다


참방 거리며 지나가는 사랑의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

누군가를 향해 첨벙 될 때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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