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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Nov 17. 2019

아버지의 교회 앞에서

Chapel At Nuenen With Vincent

Chapel At Nuenen With Vincent, illustration by KJA, Digital Painting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 빈센트 반고흐, 1884,10  -








작가노트


빈센트는 다시 한번 누에넨의 예배당 앞에 마주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인 테오도루스 반 고흐 목사와 마주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반짝이는 햇살이 예배당 지붕을 따뜻하게 감싸고 든든한 작은 친구가 빈센트의 마음을 다독입니다.


그림의 모티브가 되었던 빈센트의 원작 <Congregation Leaving the Reformed Church in Nuenen(누에넨 개신교회를 떠나는 신도들)>은 빈센트의 초기작으로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습니다. 작품을 오마주 하며 아버지의 교회, 가족이 있는 곳인 누에넨에 따뜻한 빛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빛을 표현할수록 어둠이 없다면 아무리 빛이라 할지라도 '빛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작업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텅 빈 하얀 캔버스 위에 색을 채우고 또 채우며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빈센트의 말처럼.








º 여행자를 위하여

Van Goghkerkje

ADD : Papenvoort 2a, 5671 CR Nuenen, 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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