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나'여도 괜찮니?'

'그래... 괜찮아... 나니깐.....' 내가 나에게 묻고 답한다.

by 진심발자욱

운동을 하든 뭘 하든 새벽 일찍 일어나야지라는 결심을 매일 하고 산다.

한여름에는 그래도 그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해도 일찍 뜨고 일어나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아 그것이 그리 힘들지도 않았고 왠지 일찍 일어나는 내가 대견하고 멋져 보였다. 그러나 한겨울이 되고 보니 그 때처럼 그것이 쉽지가 않다. 추어서 이불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어떻게든 스스로와의 타협을 통해 이불 속에 머물게 만든다.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가도 곧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아들 등교 시간에 간당 간당하게 맞춰 일어난다. 그렇게 일어난 하루는 늘 불편한 마음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바보같이...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냐? '라는 나 스스로의 질책과 핀잔을 받으며....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 뭐 그런것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은 뭐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나는 왜 이렇게 나를 들볶을까 하는 자문을 해 본다. 남편도 주변인들도 왜 그렇게 전투적으로 사냐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나를 이기지 못하는 나를 보면 화가 나고 참을 수가 없다. 한없이 못나 보인다. 무능력 해보인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 자꾸만 내가 미워진다. 잘 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나는 내가 나에게 퍼붇는 질타와 힐책들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그 말씀들인 것이다. 내 속에 아버지가 있다. 또다른 자아가 나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평생을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잔소리와 야단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꼼짝없이 그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내속의 아버지는 점점 더 힘이 세어지고 나를 억누르고 조여 온다.


왜 나는 이토록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든 잘 했다고 칭찬하지 못하고 더더더 잘해야 한다고 준엄한 기준을 가지고 나를 평가하는 것일까 싶어진다.


솔직히 난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며 살았다. 누구나 다 그리 산다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나와는 달리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여도 스스로를 대견해 하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자랑하는 당당한 이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별로 자랑할 만한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당연하다 생각햇는데......

늘 나 자신은 초라하고 아직 제대로 한 게 없고 이룬게 없고 더 열심히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


유난히 나에게만은 엄격하고 만족을 못했던 내 모습이 결국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잔소리와 힐난의 반영이라는 생각을 하니 서글퍼진다. 칭찬을 모르시던 만족을 모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내 속에 그대로 들어 있다 생각하니 한없이 나 자신이 안스러워진다.


오늘 나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시간에 일어나 앉았다. 운동을 하든 일을 하든 뭐라도 제대로 해봊ㅏ는 생각으로 말이다.


"참 멋지다. 대견하다. 이렇게 추운 겨울날 이불 밖에 나와 누구보다도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니가 참 멋져

보인다. "


나를 보듬어 안으며 내 속의 또다른 내가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내속에 나의 아버지가 있더라도 결국 내 속에는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 나를 사랑하고 칭찬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아버지로부터 듣고 배워온 삶을 한 순간에 바꿔 놓지는 쉽지 않겠구나 싶어져서 말이다. 거부하고 배척하기 보보다는 그 모습 또한 나이지 않을까 싶어 안스러운 마음에 그 또한 보듬어 안는다.


너무 전투적이고 아직도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하냐는 주변인들의 관심 아닌 관심을 받더라도 나는 그저 묵묵히 내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인정해 주기로 했다.

세상 사람들 누구도 나를 인정해 주지 못하고 알아봐주지 못하고 이해해 줄 수 없다 해도 오직 한사람 ... 나는 나를 이해해주어야 하니 말이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이어야 하고 나이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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