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행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던 첫 경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일을 하면서 거의 십여년 동안 해외여행을 한번도 가질 않았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이 나의 이유 아닌 이유였다.
국내도 볼것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야
그러한 생각으로 나는 버텼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이 꼭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렇게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갔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보니 아들 학교에 외국을 다녀오지 않은 아이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가 되었다. 비행기라고는 제주도행 비행기 밖에 타 보지 못한 아들은 제주도가 최고의 여행지라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들이 하와이든 괌 , 푸켓, 발리 등등을 나열하여도 아들은 제주도가 최고였다. 그런 아들이 3학년 겨울방학이 되면서 나에게 조심스럽게 요청해 왔다.
비행기 많이 타지 않는 해외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헐....
이제는 정말 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아들도 제주도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이미 그 때는 겨울방학이 시작해버린 즈음이였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사춘기가 오기 전에 아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방학의 수를 세어 보니 다섯 손가락 안에 들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넋을 놓고 있었을까... 엄마랑 여행 가고 싶다고 할 날이 얼마나 된다고...
나는 무조건 떠나야 했다. 어디든...
여행의 첫 시작 - 여권
여행 준비는 여권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이미 나의 여권은 만료된지 오래이고 아들은 첫 여권이다 보니 사진을 우선 찍어야 했다.
그런데 평소 사진을 인화 하지 않은지 한참이 되어서인지 도대체가 사진관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현상료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도 들고... 미루다 미루다 전철역에 설치되어 있는 즉석 증명사진 기계에서 사진 촬영을 감행했다.
집 근처 구청 여권과에 사진을 들고 여권 제작을 위해 방문했다. 사진 상태가 안 좋아 까다로운 국가에서는 입국이 저지될수도 있다는 경고와 함께 .... 뭐 그래도 어떠랴. 간신히 여권을 만들었다.
우리의 첫 해외여행지 - 싱가폴
남편과 함께 갈 수 없는 형편이니 우선 둘만이라도 갈 수 있는 가장 편하고 안전한곳...
그곳은 싱가폴이었다.
아들과의 첫 해외여행을 그렇게 싱가폴로 정해졌다.
마침 친한 선배 가족도 주재원으로 있었던지라 아무생각없이 비행기 표를 끊고 추천해주는 호텔을 예약했다. 준비 시간도 없었기에 그냥 흔한 여행 책자 하나를 사들고 비행기에 올랐다.
3박4일을 여정으로 떠난 싱가폴 여행...
하지만 싱가폴 여행은 말 그대로 꽝이었다.

아들은 싱가폴의 적도 날씨에 첫날부터 지쳤고 전철에 바로 붙어있는 호텔은 교통은 편리했지만 더위에 지친 아들이 낮시간을 보낼 만한 부대시설은 전혀 없었다. 수영장이 있긴했지만 낮에는 그야말로 불볕 더위라 수영 하다가는 완전 더위 먹기 딱 알맞았고 노는 아이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여행 책자를 보고 선택한 관광지는 아들의 호기심을 끌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날씨는 아들의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더웠다. 아들은 그 어떤 관광지에서도 그리 즐겁지 못했다. 관광지는 대부분실외이다 보니 뭘 봐도 힘들어 했다. 더운 날씨에 아들이 어떻데 반응할지를 전혀예측치 못했던 것이다.
이틀이 지나면서 나는 조급해졌다. 뭔가를 해야만 했다. 아들을 재워놓고 급하게 검색을 한 끝에 싱가폴 교외에 있는 과학박물관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남산에 있는과학과 처럼 오래되고 낡은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그곳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싱가폴 현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체험을 하고.... 그렇게 우리의 싱가폴여행은 마무리가 되게 되었다.
더위에 지치고 관광지에 흥미를 잃었던 초등 4학년 아들.
첫 여행지 싱가폴에서의 씁쓸한 추억
싱가폴 여행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판에 박힌듯한 관광지는 초등학생 아들에게는 더 이상 흥미로운 여행이 아니었다. 누구나 좋다고 하는 관광지가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것도 아니엮다. 또한 아무리 좋은 곳도 아이가 이동할 수 있는 날씨인지 미리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여행에서는 늘 과학관이나 박물관 공룡, 자동차 뭐 이런 테마를 중심으로 일정을 짰는데 해외라고 그것이 달라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망각했다. 초등학교 남자아이의 눈에는 해외나 국내나 관심사는 그리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던 엄마의 무지였다.
유명한 관광지를 꼭 다보여주어아만한디는 강박도 없어야만 할 것 깉다. 여행에서 돌아와 아들에게 가장 재미났던 것이 뭐냐고물었더니 과학관 야외에서 했던 물놀이라고 했다. 아이의눈높이구나싶었다
아들 혼자엄마랑 가는 여행이다 보니 어디서든 아이는또래를찾고 기대한다. 어디에서 아이들과 호흡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여행일정을 짜는 갓이 보다 더 쉽지 않을까싶어진다
2016년 아들과의 씁슬했던 여행 기억을 가지고 2017년 다시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아들과 호흡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아들, 우리 이제 제대로 한 번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