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저널11. 긴장된다
나는 아들에게 사교육을 그리 많이 시키는 편이 아니다.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않는 것이 아들의 중2 중간 고사 전까지는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그리 잘 알지 못했다.
아들은 초등학교 내내 한번도 시험을 보지 않는 학교 생활을 했고 중학교 1학년도 자유학년제라는 이름으로 시험을 한번도 보지 않았다. 물론 간간이 단원평가라는 이름으로 쪽지 시험 정도는 보았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라는 거창한 이름의 시험은 치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거창한 중간고사가 바로 지난주 금욜과 이번주 월욜이었다. 시험이라는 것을 당체 본적이 없는 아들은 긴장 아닌 긴장을 했다.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 했고 여기저기가 아픈 것 같다고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가만 아들을 생각해 보니 긴장을 한 것이었다. 평소 '옵티'라고 불릴만큼 우리 가족에게 낙천적이던 아들이 시험이라는 것을 앞두고 있으니 긴장 아닌 긴장을 한 탓이었다.
아들은 학원을 보내주지 않은 엄마를 탓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학원을 다녀서 시험 공부를 잘 하고 있고 성적도 잘 나올것만 같단다. 자신은 학원을 다니지 않아 중간고사를 잘 못 볼 거 같다고 한다.
'재원이는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성적은 잘 안나오는 것 같애' 하고 친한 친구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적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자존심도 상한 것이다.
'젠장~~~'
도대체 뭘로 아들이 성적이 잘 안나온다는 것인가? 시험다운 시험도 본적이 없는데... 아이들 사이의 평가는 참 묘하다. 성적이 썩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들 사이에 아들이 그런 평가를 받고 있다니... 부모로써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아들의 중간고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본때를 보여줘야지.... ㅋㅋㅋ
요즘들어 갱년기 우울증에 푹빠져 있는 남편과 상의를 했다. 승부욕을 자극하였다.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일석이조다.
지난 주 월욜 부터 주중에 남편은 아들의 시험 과목들을 체크해 주기로 했고 나는 주말에 아들의 과목들을 점검해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참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핏대가 오르고 목소리가 올라간다. 우리 부부는 그렇게 일주일을 아들과 같이 중간고사를 준비했다. 다행히 아들의 시험에 대한 긴장도는 반비례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우리와 함께 여서 그런지 긴장이 줄어들었고 자신감은 올라갔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잘 할까???? '
금욜일, 아들을 등교 시키고 우리 둘은 잘 하고 있을까 하루 종일 아들을 걱정했다.
다행히 아들은 노력한 만큼 만족 스러운 시험성적을 받아왔고 주말에 다시 그 긴장을 나와 나누었다.
오늘 아들은 마지막 시험 과목들을 남겨 두고 있다.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공부를 할 수 있고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아들에게 보여 주고자 했던 나의 생각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아들에게도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도
시험이 많이 없어야 경쟁이 줄어드니 시험도 늦게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낸 자유학년제 덕분에 아들은 철이 들어서야 시험이라는 제법 큰 관문과 맞닿았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아들 학업에 그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던 우리 부부에게도 마찬가지 고민의 문제였다. 주변 아이들은 다들 학원에 단련이 되어 이 정도 시험은 별게 아닌 것이 이미 되어 버렸는데 우리 아들만 이렇게 긴장을 하게 만든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니 참 현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어차피 벌어진 상황, 현명하게 수습해 나가고 있다고 자신하고 싶다.
아들, 마지막 과목도 힘내자... 담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