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저널10. 비 오는 날 괜찮은 카페에서 맜있는 커피 한잔
어제는 비가 왔다.
고객사를 찾아가는 길인데 클라이언트의 오픈 시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탓에 두어 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점심을 먹고도 한두 시간이 비어버린 터라 어쩌나 싶었다. 첨엔 무심코 그 근처 스타벅스를 찾았다. 굳이 모르는 곳에 가서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빈 시간내내 나의 선택을 후회하고 싶진 않았다. 요즘 들어 나의 취미 아닌 취미가 괜찮은 커피를 찾아서 마시는 일이기에 평소 스타벅스의 커피를 즐겨마시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표준화된 맛이고 빈 시간을 떼우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가 아닐까 싶어서였다.
비도 오고 갑자기 문득 여기까지 왔을 바에야 학교 앞에나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학교 앞에 핫한 곳이 많다던데...
핸드폰에서 맵을 열고 그냥 '카페'를 쳤다. 후기를 보고 가장 커피가 맛날 것 같은 곳을 찾았다. 주차가 가능한지 전화로 물었다. 가능하단다. 수화기 넘어 전화를 받는 남자의 목소리가 친절하다. 그래... 이 정도면 괜찮을 거 같다. 설레는 맘으로 카페를 찾아 나섰다.
주차를 하고 들여다본 카페는 비 오는 오후, 시간이 비어버린 나에게 괜찮은 커피를 건네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주문을 받는 남자의 목소리는 뒤에서 커피를 내리는 여자의 모습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았다. 라테를 시키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음악, 조명, 분위기 모든 것이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온 것만 같다. 학교 앞은 예전과 너무나 달랐고 내가 찾아간 동네도 옛날 어느 골목길인데 학교 다닐 때는 전혀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 어디가 어딘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골목길만은 예전 그대로인 게 분명했다.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살려 놓은 카페는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찾아온 이에게 향수를 느끼게 해 주기에 충분했다.
라테 아트를 예쁘게 그려서 손수 가져다준 커피잔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업로드를 하며 오늘 나는 이렇게 멋진 곳에서 비 오는 날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여유로운 사진을 허세 가득 뽐내었다. 실상 여유는커녕 앉아 밀린 일 하기에 바빴지만 말이다.
어제는 아주 잠깐이지만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에 맛있는 커피 냄새를 마시며 일상의 탈출을 맛보았다.
"그래, 사는 게 뭐 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