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저널23. 중간에서 시작하기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에 놀라 잠이 깼다.
무슨 이유인지 축구경기 표를 사러 간 곳에서 내가 매표원인 한 30대 남자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남자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 친구는 있는데 그녀와 결혼이 점점 미뤄진다고 했다. 예전처럼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 낯선 사람과 거의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내가 그 남자에게 결혼을 해야 하다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유와 논리로 그에게 잔소리를 시작했다.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아니 왜 저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놀라 잠이 깼다.
그런데 컴퓨터와 마주하고 앉으니 문득 이 꿈속의 내용이 나의 글쓰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에 논리나 나의 사상이나 생각을 집어넣고 끊임없이 내 생각을 독자로 하여금 받아들이라고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갑자기 어제 글쓰기 소재감으로 써야지 하고 의기양양하게 준비해 놓은 책 내용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잔소리꾼이면서도 고상해 보이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잔소리 없이 책 내용만 그대로 옮겨 적어본다. 필사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글을 쓰려고 하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앉았을 때 우리는 첫 줄을 쓰지 못하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깜박거리는 커서만 바라보았던가.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글을 잘 쓸 수 있는갸?"
"지금 당신이 한 질문 속에 답이 있다. 당신의 질문은 수학처럼 하나의 정답을 요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압박감이 사라진다. 어떤 일이든 그렇듯이 글을 쓸 때도 시작이 중요하다. 답이 하나가 아니기에 나는 몇 개의 '시작'을 만든다. 맨 처음 시작하는 첫 문장을 몇 개씩 만들어 놓는다. 이 중 하나가 진짜 첫 문장이 되고, 나머지는 그 문장을 이어가는 실마리들이 되어 준다. 물론 모두 지워버리고 시작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답은 하나가 아니기에 부담은 없다. 이렇게 작업을 시작하는 습관을 들이면, 시작이 꼭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라는 깨달음에까지 올라선다. 중간부터 시작해도 상관없다는 걸 알면, 즉 굳이 처음부터 반드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 삶이 한결 단순해진다"
큰 성공과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자신의 책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타이탄의 도구들> 중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 185.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