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동화] 시작하며

응, 여기까지 잘 왔어 2부

by 성낙필

[프롤로그] 동화와 함께하는 어른들의 쉼터 입니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지뢰' 하나쯤은

가슴속 어딘가에 묻혀 있습니다.


평소에는 풀숲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도,

삶의 문턱에서 예기치 않게 터져 나와

우리를 주저앉게 하곤 하죠.


59세 수달 '귀담이'에게 그것은 24년째 이어온

'공황'이라는 이름의 불청객이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괜찮은 척'을 학습합니다.


효자여야 해서, 유능한 가장,

모두 참아내는 엄마여야 해서,

혹은 누군가의 든든한 동료여야 해서

우리는 짠물 속에서도 칠면초처럼

붉게 웃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심장까지 속일 수는 없습니다.





'[어른 동화] 응, 여기까지 잘 왔어' 2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은 숨이 가빠질 때 잠시 들러

걸쭉한 이슬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마음 치유 숲'입니다.


억지로 나아지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위로받으라고 부추기지 않습니다.


다만, 영겁의 세월 동안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짜온

숲의 동지들이 당신에게 그 비밀을

나지막이 속삭일 뿐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동지들에게
하늘나무가 건네는 그저 따스한 이슬차입니다.





- 숲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동지들 -





1. 귀담이 (59세, 수달)



24년 차 공황 생존자입니다.


겉으론 성실하고 매끈한 털을 가진 중년 수달이지만,

속으론 여전히 예기불안과 싸우며 숨을 고릅니다.


숲의 생명들을 만나며 자신의 상처를 투영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나다움'의 해답을 찾아가는

우리 모두의 투영입니다.


왜 수달일까?


수달은 육상과 수 환경을 모두 이용하는 친구입니다.

최소한 한곳에만 치우치지 않는 우리의 친구라서요.




2. 안담 여사 (80대 중반, 귀담이 엄마)



귀담이의 영원한 숙제이자 사랑입니다.


여전히 오십 막 줄 아들을 아이 취급하며 호령하지만,

그 무뚝뚝한 명령 뒤엔

80년 세월을 견뎌온 당신만의 방식이 숨겨져 있습니다.




3. 하늘나무 (신비의 존재)



귀담이가 쓰러질 때마다 가지를 뻗어

머리카락을 쓸어주고,

따뜻한 이슬 차를 내어주는 숲의 중심입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이 연재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밝혀질 예정입니다.




4. 세상의 온갖 생명들 (우리의 동지들)



수천 개의 도토리를 숨기고도

절반을 잊어버리는 '어치',

짠물을 견디느라 붉게 타오르는 '칠면초',

멈추면 사라질까 봐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개미'까지···.


이들은 모두 영겁의 시간을 거쳐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찾아낸

우리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마음의 숲에 불이 나

모든 것이 재가 된 것 같나요?


걱정 마세요.

비옥해진 그 재 위로 이제 막

새순이 돋아나려 합니다.


자, 이제 숲의 입구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어 봅니다.


"응, 여기까지 잘 왔어.



이제 2부의 숲으로 들어가 볼까요?"



2025년 3월, 16일

(수, 토 연재 예정)


작가 성낙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