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유로’ 독일 일주여행에 숨은 의미

[글로벌인사이트]

by Kuli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025689?sid=101



올여름 독일에서는 1만2000원짜리 전국 일주 여행을 할 수 있다.



독일 정부가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독일 전국’에서 ‘무제한’으로 버스, 전철, 트램(노면전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특별 티켓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함부르크에서 가장 저렴한 월간 정액 티켓이 58.5유로인 점을 고려하면 약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파격적인 조치다.



이 티겟을 이용하면 함부르크에서 스위스와 국경을 맞닿은 독일 최남단 도시인 콘스탄츠까지 갈 수 있다. 약 850㎞에 이르는 거리를 14~15시간에 걸쳐 고작 ‘9유로 티켓’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일부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독일 전국 투어를 했다는 후기가 인기다.



그렇다면 독일 정부가 이번 여름(6월~8월)에 한해 이런 파격적인 조치를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기름값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독일 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58유로였으나, 올해 5월에는 2.15유로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30%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독일 교통부는 “급등한 유류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여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배출도 잡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티켓의 도입으로 독일 철도청과 지역 운수 업체들이 입게 될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25억유로(약 3조4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두었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지원정책 덕분에 실제로 6월 한 달간 총 2100만장의 ‘9유로 티켓’이 팔렸다고 독일 교통기업연합회(VDV)가 밝혔다. 기존의 연간 티켓 이용자인 1000만명을 더하면 총 3100만장 규모인데, 이는 전체 독일 인구 3명 중 1명이 이 티켓을 구입한 셈이다.



요즘 이와 유사한 정책들이 유럽 내 인근 국가에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스페인은 오는 9월부터 일부 국영 철도의 왕복권을 무료로 발급한다고 한다. 또 오스트리아는 일종의 연간 티켓인 클리마 티켓(Klima Ticket)을 내놓았다. 1095유로(약 144만원)를 내면 1년간 자국 내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각종 재난지원금, 문화·예술인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정책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원정책들이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구제해 주는 분야에 머물러 있고, 인플레이션 위기를 감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 정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9유로 티켓’ 정책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중고로 대다수 국민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시대에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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